고양이의 눈동자는 세로로 길쭉하다.이런 눈은 눈동자를 가늘게 수축시켜 빛을 모을 수 있으므로 미세한 빛으로도 뚜렷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더불어 세로로 확대된 시야는 사람의 주거환경에서 먹이를 포착할 기회를 높일 수 있다.어둠 속에서 빛나는 고양이의 세로 눈동자는 한마디로 ‘기회 포착의 눈’이다.
과거 정보화를 바라보는 눈은 기회의 포착을 강조하는 눈이었다.정보화는 기회였으며 행정,경제,문화,교육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희망이었다.그 결과 현재 정보통신 일등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손색이 없다.
브로드 밴드(광대역) 인터넷 가입가구는 전체의 70%를 넘어섰고,인터넷 이용자수는 2002년말 현재 2627만명으로 총 인구의 60%를 넘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뿐만 아니다.세계 500대 사이트에 포함된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이트는 무려 134개로 26.8%를 차지하고 있다.이처럼 불과 몇년 사이에 쏟아져 나온 세계 초일류급에 해당하는 숫자의 향연은 단순한 자긍심뿐만 아니라 우리생활을 실질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또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화의 진전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회·문화적 패러다임의 급속한 확산을 견인하고 있다.월드컵 응원열기와 ‘붉은악마’ 응원단,촛불시위,‘노사모’와 제16대 대통령 선거 등은 인터넷과 결합하여 우리 사회가 보여준 독특한 문화현상의 사례들이다.하루 방문자가 수백만명에 달하는 커뮤니티 포털이 운영되고 있으며,전자투표와 원격진료가 시도되고 사이버대학과 원격교육도 확산되고 있다.
기회 포착의 눈으로 정보화의 역동적인 힘을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기에 이 모든 결과들이 가능했던 것이다.
초식 동물,특히 염소의 눈동자는 가로 모양이다.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하여 천적으로부터의 접근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생존의 최적 전략인 것이다.진화의 과정에서 획득한 가로모양 염소의 눈동자는 전형적인 ‘위험 회피의 눈’이다.
이른바 ‘1·25 인터넷대란’ 이후에 우리 사회가 정보화를 바라보는 눈은 위험 회피의 눈으로 급속히 경도되고 있다.해킹,바이러스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입고,인터넷으로 개인정보가 폭넓게 수집·유통·처리됨에 따라 국민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등 정보화의 역기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스팸메일과 음란·폭력정보의 범람 등 사이버 공간의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이제 정보화는 기회의 장이 아닌 위험만을 제공하는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의 이면에 도사린 위험은 결과가 가시적이고 파급효과가 커서 극적인 관심을 끌곤 한다.이러한 정보화가 초래한 위험들은 정보화되지 못한 계층들의 눈을 질끈 감아 버리게 만듦으로써 정보화 또는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장기간의 노력들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다.
최근 미국의 인터넷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4분의1이 여전히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고 이 중의 53%가 앞으로도 인터넷을 이용할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음으로 잃게 되는 상대적인 기회의 박탈도 위험이라고 간주한다면 이들은 단지 위험이라는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해 필연적인 위험을감내해야 될 것이다.
손 연 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과거 정보화를 바라보는 눈은 기회의 포착을 강조하는 눈이었다.정보화는 기회였으며 행정,경제,문화,교육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희망이었다.그 결과 현재 정보통신 일등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손색이 없다.
브로드 밴드(광대역) 인터넷 가입가구는 전체의 70%를 넘어섰고,인터넷 이용자수는 2002년말 현재 2627만명으로 총 인구의 60%를 넘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뿐만 아니다.세계 500대 사이트에 포함된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이트는 무려 134개로 26.8%를 차지하고 있다.이처럼 불과 몇년 사이에 쏟아져 나온 세계 초일류급에 해당하는 숫자의 향연은 단순한 자긍심뿐만 아니라 우리생활을 실질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또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화의 진전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회·문화적 패러다임의 급속한 확산을 견인하고 있다.월드컵 응원열기와 ‘붉은악마’ 응원단,촛불시위,‘노사모’와 제16대 대통령 선거 등은 인터넷과 결합하여 우리 사회가 보여준 독특한 문화현상의 사례들이다.하루 방문자가 수백만명에 달하는 커뮤니티 포털이 운영되고 있으며,전자투표와 원격진료가 시도되고 사이버대학과 원격교육도 확산되고 있다.
기회 포착의 눈으로 정보화의 역동적인 힘을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기에 이 모든 결과들이 가능했던 것이다.
초식 동물,특히 염소의 눈동자는 가로 모양이다.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하여 천적으로부터의 접근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생존의 최적 전략인 것이다.진화의 과정에서 획득한 가로모양 염소의 눈동자는 전형적인 ‘위험 회피의 눈’이다.
이른바 ‘1·25 인터넷대란’ 이후에 우리 사회가 정보화를 바라보는 눈은 위험 회피의 눈으로 급속히 경도되고 있다.해킹,바이러스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입고,인터넷으로 개인정보가 폭넓게 수집·유통·처리됨에 따라 국민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등 정보화의 역기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스팸메일과 음란·폭력정보의 범람 등 사이버 공간의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이제 정보화는 기회의 장이 아닌 위험만을 제공하는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의 이면에 도사린 위험은 결과가 가시적이고 파급효과가 커서 극적인 관심을 끌곤 한다.이러한 정보화가 초래한 위험들은 정보화되지 못한 계층들의 눈을 질끈 감아 버리게 만듦으로써 정보화 또는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장기간의 노력들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다.
최근 미국의 인터넷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4분의1이 여전히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고 이 중의 53%가 앞으로도 인터넷을 이용할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음으로 잃게 되는 상대적인 기회의 박탈도 위험이라고 간주한다면 이들은 단지 위험이라는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해 필연적인 위험을감내해야 될 것이다.
손 연 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2003-05-2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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