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테러 대참사/ 무역협회 파견 고대생 목격담

美테러 대참사/ 무역협회 파견 고대생 목격담

황성훈 기자 기자
입력 2001-09-13 00:00
수정 2001-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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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가 해외 청년무역인력양성사업의 일환으로미국 뉴욕에 파견 중인 황성훈(黃聖薰·28·고려대 심리학과 4년)씨가 보내온 목격담을 소개한다.

아마 2,3분만 일찍 출근했더라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에요.8시 50분경이었습니다(1차 테러시간).오늘 E-train(고속열차)을 타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역에서 내렸을 때도 세계무역센터 지하로 빠져 나오지 않고,약 두 블록 정도 떨어진 종점 출구에 내렸습니다.세계무역센터 1번 건물 바로 옆에 있는 검은색 건물 옆을 지나칠 때였습니다.갑자기 ‘쉭’하는 소리가 나서 하늘을 쳐다보니 비행기가 순식간에 1번 건물의 상단에 충돌,가운데로 파고 들더니 폭발했습니다(제 사무실이 정확히거기 있었습니다).마치 영화와 같았습니다.유리창이 깨지더니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습니다.물론 비행기 파편도마찬가지였습니다.

파편이 쏟아지자 오직 살아야겠다는 일념이었습니다.옆에있던 흑인여성 둘과 흑인남성 한명과 같이 바로 옆에 있던건물 뒤편으로 뛰어서 엎드렸습니다.모든 것이아수라장이었습니다.

80층에 있던 사무실에서 사람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살아있는 채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사람이 떨어질때마다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울부짖었습니다. 대략 7∼8명 정도가 추락사한 것 같았습니다.처음엔 가슴을 졸이며지켜보다가 너무 끔찍해서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 순간 세계무역센터 2번 건물에 다른 비행기가 충돌했습니다(9시 10분경).제트기 엔진 덩어리가 파편으로 날아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고 사람들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모두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건물 입구에 들어가려는 순간 맞은편 건물에 비행기 엔진 덩어리가 떨어졌습니다.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이대피해 있었습니다. 건물 안은 우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다들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전화하느라 바빴습니다.현재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정확히 2001년 9월 11일 오전9시 55분입니다.

지난 주 수요일 날(9월 5일) 뉴욕에 처음 왔는데 모든게지옥입니다.9시 58분경 피신하는 도중에 뒤를 돌아보니 세계무역센터가 붕괴해 그 일대가 먼지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2001-09-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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