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이렇게 성공했다] (2)태평양

[구조조정 이렇게 성공했다] (2)태평양

임태순 기자 기자
입력 2001-07-06 00:00
수정 2001-07-0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구조조정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태평양은 한발 앞서 구조조정을 단행,멋지게 성공했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태평양은 90년대 초반 몸이 무거웠다.화학과 관련이 없는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조직의 비효율이 심화됐다.91년 당시 계열사는 농구단,야구단 등 스포츠단을 포함,무려 21개나 됐다.화장품 시장이개방되면서 P&G,유니레버,로레알 등 세계 일류의 화장품회사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생활수준이 높아지자 소비자 구매행태도 바뀌어 할인점 등 새로운 유통채널이 부상했다.업계 1위로 확보해 둔 방문판매조직이 약화되면서 신규업체들이 빈자리를 차고 들어왔다.사면초가였다.

95년 창업자 서성환(徐成煥)회장의 아들 서경배(徐慶培·38)씨가 그룹 기획조정실 사장을 맡아 구조조정에 나선다.IMF(국제통화기금) 사태 발발 2년전이다.

본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살아남는다고 판단한 서 사장은 강도높은 군살빼기에 들어간다.비핵심사업 매각,한계사업 정리,유사업종 통폐합의 세가지를 축으로 사업구조조정을단행한다.증권·투자자문(91년),야구단(95년),농구단(97년)등이 매각되고 전자·물산(91년),흥덕·태신인쇄(98년) 등이 합병된다.한국·써보(95년),시스템(99년) 등은 청산된다.본업 이외 업종의 정리로 계열사는 현재 8개로 축소됐다.

다음은 내실다지기.

판매물량이 적고 이익률이 낮은 업소용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고 주력위주로 제품군을 재편했다.치밀한 시장조사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형 히트상품을 창출한다.96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기능성 화장품 아이오페(IOPE)가 이에 해당한다.불황 속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늘려온 덕분이다.95년 21.6%이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9.3%로 높아진다.

95년부터 전사 비용절감운동인 TCR(Total Cost Reduction)을 추진한다.주력업체인 태평양의 인원은 91년 7,000명에서올해 3,400명으로,그룹은 같은 기간 1만2,500명에서 4,500명으로 줄었다.비핵심 공정은 아웃소싱으로 비용을 절감,원가율이 95년 45%에서 2000년 33%로 내려갔다.

95∼97년에는 단기차입으로 유동성을 해결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취약했으나 지금은 현금이 남아돌정도다.당기순이익은 96년 51억에서 지난해 847억원으로 늘어나고 96년 평균 1만5,700원이던 주가는 6월말 현재 6만4,300원으로 올랐다.

서 사장은 “일류만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임태순기자 stslim@
2001-07-06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애도기간 중 연예인들의 SNS 활동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사망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해당기간에 자신의 SNS에 근황사진 등을 올린 일부 연예인들이 애도기간에 맞지 않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애도기간에 이런 행동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고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