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의 뒷골목을 연상케 하는 베이징 둥청취(東城區)둥스(東四) 베이다제(北大街).베이징에서는 매우 드물게 창훙(長虹) 영화관·둥스 인민문화궁·밍싱(明星) 영화관 등의 극장이 20∼30m의 거리를 두고 사이좋게 몰려 있는 소극장 거리이다.
이곳의 극장들은 지금 한결같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을 미화한 영화 ‘1925년의 마오쩌둥’,‘마오쩌둥과 에드가 스노우’ 등을 상영하고 있다.친구들과 함께 ‘1925년의마오쩌둥’을 봤다는 여대생 리리(李莉·21)는 “마오 전주석이 고향인 사오산(韶山)에 돌아가 고난 속에서도 야학에 열중하며 혁명 근거지를 개척하는 모습은 존경스러웠다”며 “하지만 영화 자체로는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고 귀띔한다.
중국 대륙에 ‘마오쩌둥 열풍’이 불고 있다.극장가를 점령한지는 이미 오래고 방송 등도 연일 그의 ‘화려한 업적’들을 다룬 기획 특집물들을 쏟아내고 있다.중국 중앙방송(CC-TV) 등 주요 방송들은 마오 전 주석과 관련된 ‘개국영수(領袖) 마오쩌둥’과 ‘대장정(大長征)’,기록영화인‘사명’ 등을 내보내고 있다.대장정의 시청률은 23일 6.7%를 기록,중국 TV의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이 덕분에 마오로 분(扮)한 탕궈창(唐國强)은 한국에 소개된 52부작 ‘삼국연의(三國演義)’에서 제갈량(諸葛亮)을 연기,인기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마오의 열풍’이 부는 데는 작위적 요소가 많다.
경제발전은 이뤘으나 부정부패 만연·빈부격차 확대로 흔들리는 공산당의 입지 강화를 노린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지적이다. 창립 80주년을 맞은 공산당이 정통성을 확보하고21세기에도 중국을 이끌기 위해서는,대륙을 통일한 마오를등에 업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탓에 중국 당국이 마오의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중국인들의 반응은 대체로심드렁하다. 택시운전사인 양하이보(楊海波·37)는 마오에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하이커이(還可以·괜찮다는 뜻)”라며 “개혁·개방을 통해 13억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는 덩샤오핑(鄧小平) 만큼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는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마오의 부각이 2002년말 물러날 예정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하며 ‘수렴청정’하겠다는 의도를 시사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장 주석은 지난 5월 중국 최고의 명산인 황산(黃山·1,860m)에 올라 ‘등황산우감(登黃山偶感)’이라는 시를 읊었다.이 시는 황산에 오른 뒤 느낀 감정을 읊은 것이지만,몸무게가 100㎏이넘고 74살의 고령인 장 주석이 황산에 올랐다는 것은 건강에 이상이 없어 앞으로도 국정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도 있다.
마오도 대약진운동 등의 실패로 국가주석직에서 물러난 뒤73세의 나이로 창장(長江·양쯔강) 15㎞를 단숨에 헤엄쳐건너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2차례 이상 수영을 한것으로 유명하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이곳의 극장들은 지금 한결같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을 미화한 영화 ‘1925년의 마오쩌둥’,‘마오쩌둥과 에드가 스노우’ 등을 상영하고 있다.친구들과 함께 ‘1925년의마오쩌둥’을 봤다는 여대생 리리(李莉·21)는 “마오 전주석이 고향인 사오산(韶山)에 돌아가 고난 속에서도 야학에 열중하며 혁명 근거지를 개척하는 모습은 존경스러웠다”며 “하지만 영화 자체로는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고 귀띔한다.
중국 대륙에 ‘마오쩌둥 열풍’이 불고 있다.극장가를 점령한지는 이미 오래고 방송 등도 연일 그의 ‘화려한 업적’들을 다룬 기획 특집물들을 쏟아내고 있다.중국 중앙방송(CC-TV) 등 주요 방송들은 마오 전 주석과 관련된 ‘개국영수(領袖) 마오쩌둥’과 ‘대장정(大長征)’,기록영화인‘사명’ 등을 내보내고 있다.대장정의 시청률은 23일 6.7%를 기록,중국 TV의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이 덕분에 마오로 분(扮)한 탕궈창(唐國强)은 한국에 소개된 52부작 ‘삼국연의(三國演義)’에서 제갈량(諸葛亮)을 연기,인기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마오의 열풍’이 부는 데는 작위적 요소가 많다.
경제발전은 이뤘으나 부정부패 만연·빈부격차 확대로 흔들리는 공산당의 입지 강화를 노린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지적이다. 창립 80주년을 맞은 공산당이 정통성을 확보하고21세기에도 중국을 이끌기 위해서는,대륙을 통일한 마오를등에 업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탓에 중국 당국이 마오의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중국인들의 반응은 대체로심드렁하다. 택시운전사인 양하이보(楊海波·37)는 마오에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하이커이(還可以·괜찮다는 뜻)”라며 “개혁·개방을 통해 13억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는 덩샤오핑(鄧小平) 만큼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는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마오의 부각이 2002년말 물러날 예정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하며 ‘수렴청정’하겠다는 의도를 시사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장 주석은 지난 5월 중국 최고의 명산인 황산(黃山·1,860m)에 올라 ‘등황산우감(登黃山偶感)’이라는 시를 읊었다.이 시는 황산에 오른 뒤 느낀 감정을 읊은 것이지만,몸무게가 100㎏이넘고 74살의 고령인 장 주석이 황산에 올랐다는 것은 건강에 이상이 없어 앞으로도 국정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도 있다.
마오도 대약진운동 등의 실패로 국가주석직에서 물러난 뒤73세의 나이로 창장(長江·양쯔강) 15㎞를 단숨에 헤엄쳐건너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2차례 이상 수영을 한것으로 유명하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2001-06-2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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