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범죄 다시 는다/ 실직가장서 주부까지

생활고 범죄 다시 는다/ 실직가장서 주부까지

입력 2000-12-11 00:00
수정 2000-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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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IMF 한파 이후 나타났던 ‘생계형 범죄’가 최근 기업들의 연쇄부도와 대량실업 등으로 다시 늘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0일 시내 한 목욕탕에서 다른 사람의 옷장을 뒤져 8만원을 훔친 송모씨(39)에 대해 절도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원도 강릉의 신발 하청업체에 다니던 송씨는 “회사가 부도나면서가족들 생계 때문에 서울로 올라왔지만 가져온 돈마저 떨어져 몹쓸짓을 했다”고 말했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8일 울산시 남구 모 교회에 들어가 쌀을 훔친 이모씨(36) 등 노숙자 2명을 붙잡았다.이씨는 “잡부 일도 구하기어려웠고 교회에서 주는 한끼 점심으로 버티다 배가 너무 고파 쌀을훔쳤다”고 말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지하철에서 초등학생 자녀에게 구걸을 시킨 김모씨(49·여)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협심증을 앓고 있던 김씨는 매달 정부의 생계보조금을 받아 세딸을 데리고어렵게 생계를 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두달 동안 특별단속한 절도 범죄 429건 가운데 37.3%인 160건이 생계 유지를 위한 범죄였다.

경북 포항시에 사는 주부 양모씨(40)는 지난달 17일 오후 5시20분쯤포항시 남구 대도동 모 할인매장에서 고무장갑과 어묵,유리그릇 등1만6,000원어치의 생활용품을 훔치다 입건됐다.지난달 20일 포항 용흥동에서는 주부 이모씨(47)가 할인매장에서 참기름을 훔쳤다.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도 끊이지 않는다.

이모씨(30)는 7일 밤 9시20분쯤 서울 용산구 한강로 한강대교에서자신의 1t짜리 봉고차량에 불을 지른 뒤 한강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설비기술업자인 이씨는 최근 건설 경기 불황으로 일거리가 끊긴데다 거래처로부터 돈을 떼여 어렵게 생활해왔다.

조현석 이송하기자 hyun68@
2000-12-1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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