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재계 ‘순풍’부나

정부·재계 ‘순풍’부나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2000-08-21 00:00
수정 2000-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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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재계에 화해와 협력의 바람이 불까.

21일로 예정된 진념(陳稔)재정경제부장관과 경제5단체장의 회동에서새 경제팀 재벌정책의 가닥이 드러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오찬 회동에는 김각중(金珏中)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창성(金昌星)경영자총연합회장,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의장,김재철(金在哲)무역협회장,박상희(朴相熙)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등 5단체장이 참석,진장관과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 회동은 ‘국민의 정부’ 2기 경제팀의 재벌개혁 풍향을 가늠해볼수 있는 자리다. 진장관은 전임 이헌재(李憲宰)장관과는 다소 다른스타일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기업구조조정의 목소리를 높여온 이전장관은 단체장과 만나도 악수조차 나누지 않을 정도로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진 장관의 재벌·기업개혁 정책은 ‘바늘론’으로 요약된다.도끼를휘두르는 살벌한 분위기보다는 웃으면서 바늘로 꼭꼭 찌르는 개혁을이끌어나가겠다는 진 장관 자신의 얘기다.

재벌개혁 원칙은 그대로지만 방법론을 달리하겠다는 뜻으로풀이된다.실용적 개혁주의와 맥이 닿아있다.진 장관의 발언도 ‘격려와 촉구성’일 것으로 관·재계는 내다본다.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고 기업활동을 격려하면서 재계와의 대화 확대를 강조할 것이라는 재경부측 설명이다.재경부 관계자는 “정부와 재계가 그동안 대화에 인색했던 게 사실이지만 이런 불편한 관계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계 관계가 냉전에서 화해와 협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재경부 차관보를 비롯해 경제부처 1급들로 이뤄진 실무팀을 구성해경제계·기업체 간부들과 수시로 대화를 주고받는 협의체도 구성할것을 제의할 방침이다.남북 경협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담분위기가 한층 화기애애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재벌개혁의 목소리도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재경부관계자는 “기업들이 과거에 약속해온 개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있다는 점을 지적할 것”이라고 전했다.기업의 잘못된 점을 조목조목지적하면서 기업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 줄것을 촉구한다는 것이다.

진장관은 은행장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는 은행다운 은행이 없다”고 질타한 것처럼 화해 무드 속에서도 구조조정과 재벌개혁을 촉구하는 강온 양면책을 쓸 것 같다.

박정현기자 jhpark@
2000-08-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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