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이 해야 할 일

[사설] 민주당이 해야 할 일

입력 2000-08-04 00:00
수정 2000-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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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날카롭게 맞선 가운데 계속돼 오던 국회파행이 또하나의 해프닝을빚고 말았다.민주당은 강운태(姜雲太)·이강래(李康來)·정범구(鄭範九)의원등 소속 의원 3명이 2일 오후 돌연 미국으로 떠나는 바람에 상임위 등 국회활동을 20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민주당과 자민련만으로는 본회의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법 개정안 변칙처리로 경색정국을 불러온 데다 결국 이번 214회 국회를우습게 만든 민주당은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게 됐다. 국회가 열렸을 때는 실력으로 저지하던 한나라당이 이제와서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당장 국회를 열자”고 주장하는 것 또한 ‘청개구리 심보’가 아닐 수 없다.한나라당은 의원 136명이 서명한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조차 못하게 막았다는 점에서 정국경색에 책임이 있다.

국민들은 그들의 삶을 반드시 정치권에만 의존하지 않는다.그들은 미래 속에서 희망을 감지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갈등과는 관계없이,앞으로 8·15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 등 남북관련빅 이벤트가 줄지어 있다.국민들은 한동안 정치쪽을 거들떠 보지 않을 것이다.이같은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하기 앞서,정치권은 민족화합의 도도한 물결을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 따른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이 자성하기 바란다.

민주당은 이산가족 교환방문이 끝나는 18일 이후에 국회를 다시 소집해서개혁·민생법안들을 처리할 것이라고 한다.여야는 피차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일정 기간 냉각기를 갖게 된 셈이다.어쩔 수 없이 강요된 냉각기지만 이를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생산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여야는 대화를 통해 다음번에 소집되는 임시국회는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그래서 우리는집권여당인 민주당에 촉구한다.민주당은 이제라도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국회법 개정안 변칙처리에 대한 사과,국회법 개정안 원천무효 선언,변칙처리 재발방지 약속,‘밀약설’에 대한 사과를 무조건 수용하기 바란다.경색정국에대한 정치적 책임이 반드시 민주당에만 있어서가 아니다.집권당은 국정을 원만하게 이끌어갈 무한 책임이 있기때문이다.경색정국 속에서는 모처럼 이룩한 남북화해 분위기도 탄력을 받지 못한다.

지난 27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국회파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을때 민주당이 즉각 후속조처를 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국민들은 느끼고 있다.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한나라당쪽 반응을 따질 필요가없다.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했음에도 한나라당이 계속 강경일변도로 나온다면,그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국민들에게 맡기면 된다.

2000-08-0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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