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의 금요일’ 배경·전망

美 ‘피의 금요일’ 배경·전망

손정숙 기자 기자
입력 2000-04-17 00:00
수정 2000-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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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경제 거품 붕괴 장세로의 전환 신호탄인가.지난 14일 뉴욕증권시장에서 나스닥·다우존스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대 낙폭으로 무너지자 월요일 개장을 앞둔 전세계 증시가 이같은 우려감에 초긴장하고 있다.

■폭락요인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0.7%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도화선이 됐다.이에 따라 금리인상을 우려한 기관들이 대량매도에 나섰고 대출자금을 떼일 것을 우려한 증권사들의 ‘마진콜’(증거금 청구:개인투자자에게 빌려준 투자자금중 일정비율을 현금상환토록 요구하는 것)까지 겹치면서 하락폭이 깊어졌다.특히 CPI의 주요지표인 핵심지수가 예상치 두배인0.4%까지 뛰었다는 발표가 나오자 물가인상 압력에 직면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달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 인상할수도 있다는 전망으로 시장이 더욱 위축됐다.

■나스닥,어디까지 하락할 것인가 나스닥의 바닥이 어디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단지 향후 시장에 전같은 첨단기술주의 활황 장세가 재현되기는 힘들다는 것만은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나스닥은지난 일주일 동안 25% 빠졌으며 최고치(5048.72-3월10일) 대비로는 35% 하락했다.그래도 첨단기술주 상승세가 하늘을 찌르던 5개월전 수준으로 돌려놓은정도다. 메릴린치 증권사 인터넷업종 분석가인 헨리 블로짓은 “인터넷 기업중 아직도 고평가 상태인 것이 수두룩하다”면서 “(거품이 걷히려면)아직멀었다”고 단언했다.

■블랙 먼데이 올까 1929년과 1987년 전례로 볼 때 파국을 부르는 증시하락은 보통 월요일에 터졌다.때문에 전문가들은 월요일 미 증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일부에서는 한 주 내내 첨단기술주 폭락장이 이어졌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의 ‘패닉’ 투매로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인터넷경제의 실물성장세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체질개선에 대한 확신만 생기면 저점매수층은 두터울 것으로 기대한다.그럼에도 미증시와의 뚜렷한 동조화 속에 13년만의 ‘블랙 먼데이’가 닥친다면 세계증시에의 파장은어마어마할 전망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美주가대폭락사태 국내증시 영향 얼마나.

미국 주가의 대폭락으로 우리 증시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지난주 말 미국과 같은 날에 장이 열린 유럽과 중남미 증시의 동반폭락세를 보더라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투신권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살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장을 지탱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동요한다면 충격은 훨씬 더 클 수 있다.실제 올들어 이달 11일까지 6조여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들은 미국의 주가 폭락이 본격화된 이후인 12일,14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을 합쳐 각각 1,248억원,2,43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심상치 않은움직임을 보였다.

대형 글로벌 펀드가 주류인 외국인투자자들은 아무래도 미국쪽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주가폭락세가 계속돼 미국내 펀드 가입자들이 대거 환매요구에 나설 경우 한국 등 세계시장에서 주식을 팔아 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장에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주는 영향은 막연한 심리적 불안이다.특히 이번 미 증시의 폭락세가 첨단기술주 위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국내 증시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애널리스트는 “직전 저점인 종합지수 780선(99년 8월),코스닥지수 180선(2000년 1월)의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관적인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미국 경제가 연착륙(Soft-Landing)에 성공만 한다면,세계 경제에 큰 충격 없이 미국내 투자자금이일본 등 아시아로 이전할 것이란 분석이다.이는 미국의 경기가 퇴조기에 접어든 반면,아시아는 이제 호황기 초입에 들어섰다는 분석과 맞물려 있다. 어쨌든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운명은 18일 새벽(한국시각)의 미국 증시가‘블랙 먼데이’가 될지 여부에 달려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2000-04-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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