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문 제조업체 다다실업 朴富逸회장

수출전문 제조업체 다다실업 朴富逸회장

안미현 기자 기자
입력 2000-04-15 00:00
수정 2000-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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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생소한 이름이다.그러나 모자로 ‘먹고사는’ 사람치고 다다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세계무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미식축구 프로야구 프로농구 등 미국 4대 스포츠리그 전 팀에 모자를 공급하고 있는 다다실업 박부일(朴富逸 57) 회장.나이키 캘빈클라인 캘러웨이 리복 등 스포츠용품 전문업체는 물론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토미 휠피거에도 모자를 공급하고 있다.

다다가 하루에 만드는 모자는 20만개.1년에 6,000만개를 만들어 지난해 1,093억원을 벌어들였다.그런데 왜 국내에서는 생소할까.박 회장은 “전량 수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물론 OEM(주문자상표부착)이다.그러나 모든 공정을 ‘지시’받는 일반 OEM과 달리 다다는 디자인에서부터 제품개발,원단선택 등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알아서 한다.마지막 단계에 주문자상표를 부착할 따름이다.

박 회장은 26년전 서울 신림동 허름한 공장에서 미싱 12대로 처음 모자를만들 때나,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에 대규모 자동생산라인을 설치해놓은 지금이나,100% 울에 탁텔(Tactel) 등의 첨단소재만 고집한다.그에게 있어 ‘품질’은 내세울 것도 없는 당연한 요소다.

“다다의 강점이라면 납기일이 신속 정확하다는 겁니다.요즘에는 모자도 유행 수명이 굉장히 짧아요.한달만 지나면 새 제품으로 바뀝니다.일례로,옛날에는 ‘시카고 불스’ 모자 하나로만 컨테이너 일곱개(컨테이너 하나에는 모자 6만개가 들어간다)를 수출하곤 했는데 지금은 어림없어요.” 그러니 납기일을 지켜주지 못하면 바로 ‘재고’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다다가 하루에 만드는 샘플만도 500개.‘잘 팔리는 컬러’는 항상 여유물량을확보해 놓는다.다다가 한달내에 바이어 주문대로 제품을 선적할 수 있는 비결이다.

“모자는 굉장히 복잡해요.다른 건 다 전자동이 되는데 모자만큼은 반드시사람 손을 필요로 합니다.” 그가 표준화·매뉴얼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목포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나와 “수출만이 애국하는 길”이라고 판단해31살에 다다를 창업했다.당좌수표를 발행하지 않는 기업인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B2B(기업간 거래) 전문 섬유 자회사 ‘다모넷닷컴’을 설립하기도 했다.대학 동문인 아내(權京順 52)의 내조 덕을 빠뜨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할 만큼 가정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
2000-04-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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