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한 사람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54억원의 수익을 안겨줬다. 삼성코닝 구미공장 ITO(정밀박판유리)사업부에 근무하는 吳宗翰씨(32).노트북컴퓨터 액정화면과 터치패널에 쓰이는 특수 전기저항 유리의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그는 삼성 최고의 ‘아이디어 맨’이다. 대표적인 ‘작품’은 노트북화면 코팅유리의 생산공정 개선.설비를 개조해코팅유리 생산량을 시간당 369장에서 436장으로 18% 늘렸고 핵심부품을 국산화했다.때문에 삼성코닝은 최근 3년간 매출은 38억원 가량 늘리고 비용은 16억원이나 줄일 수 있었다.지난해 ITO부문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35%로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덕분에 吳씨는 지난 9일 삼성상 시상식에서 제안부문 대상을 받았다. 공고를 졸업한뒤 89년 입사,생산현장과 연구개발 부서를 오가며 그가 낸 아이디어는 500건이 넘는다.이번 삼성상 심사대상기간인 97년 9월부터 1년동안에 낸 아이디어만도 153건에 이른다.모두가 공정개선에 반영됐고 그 중 19건은 1,000만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냈다.그의 아이디어가 만들어낸 이익을모두 합하면 1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주위의 평. 비결은 역시 부단한 자기계발.외국 신기술 서적을 밤낮으로 탐독하며 실무와 접목시켰다.아이디어가 떠올라 새벽에 공장으로 뛰어나간 때도 부지기수.여기서 얻은 살아있는 지식을 빼곡이 정리한 ‘아이디어 노트’만도 4권이나 된다.인터넷은 빼놓을 수 없는 참고서.독해를 위해 틈틈이 익힌 영어와 일본어가 이제는 전문가 수준이다. 그가 아이디어 왕이 된 배경은 뭘까.“반드시 돈을 벌기 위해서만 회사일을 하지는 않습니다.일을 하면서 만족과 보람을 느낍니다”
1999-01-14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