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大中대통령은 12일 국무회의 석상에서도 5대그룹의 구조조정에 대해 언급했다.대기업과 합의한 5대개혁 내용이 발표된지 만 1년을 앞두고 나온 평가여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金대통령은 지난 1년동안 정부의 4대개혁을 설명한 뒤 “가장 어려웠던 5대그룹 구조조정도 반도체 부문의 좋은 결과로 고비를 넘겼다”고 평가했다.우여곡절 끝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현대와 LG간 반도체빅딜을 염두에 둔 것이다. 또 金대통령은 대기업 5대개혁의 성과에 대해서는 “지난해 경제개혁의 한가지 목표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면서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의미를 부여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金대통령은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지난 1년의 궤적은 대기업 5대개혁에 혼신의 노력을 쏟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기업의 투명성,상호지급보증의금지,건전한 재무구조,핵심기업설정,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책임성 확립이라는 5대개혁을 위해 전면에 나설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특히 핵심기업 설정문제로 국가신인도에 영향을 미치자 대기업과의 합의서를 내놓으며 압박을 서슴지 않았다.기업인들과의 숱한 오·만찬에서도 “4대개혁은 잘되고 있는데,핵심인 주력기업 선정이 문제다”고 불만을 털어놓는일이 허다했다.반도체 빅딜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뤄져야 한다”고 공개리에 강한 의지를 피력,재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金대통령이 1년내내 5대개혁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는 자명하다.즉 IMF 위기상황의 상당부분 책임이 대기업에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기회가 있을때마다 강조해온 정경유착과 관치금융,문어발식 경영을 강도높게 비판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이를 척결하지 않고서는 결코 경제 재도약을 약속할수 없다는 인식의 결과로,이른바 ‘DJ노믹스’를 구축하는 기본 골간이기도하다. 이렇게 볼 때 金대통령은 앞으로 금융감독 권한 등을 통해 대기업의 약속이행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자율성의 철저한 보장을 약속한 터여서 직접 개입의 근거가 희박하기 때문이다.그러면서 규제개혁 철폐 등 ‘기업하기 좋은나라를 만들기 위한’ 환경조성에 과감히 나설 것으로 보인다.梁承賢 yangbak@
1999-01-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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