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규명·장래 전망한 학술지·단행본 잇따라/비교사회연,동아발전모델 한계점 지적/계간 사상,세계화 현상의 문제점 분석/‘금융위기…’ 기업인의 눈으로 본 원인
올 한해 사회학계의 으뜸가는 화두는 ‘아시아의 위기’였다. 이를 반영하듯 한해를 마감하는 세밑에 아시아 위기의 원인를 분석하고 장래를 전망하는 학술지·단행본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비교사회연구회는 최근 두번째 학회지로 ‘동아시아의 성공과 좌절’(전통과 미학 간)을 펴냈다. 사회과학원이 발행하는 계간 사상도 겨울호를 ‘세계화를 다시 생각한다’는 특집으로 꾸몄다.
비교사회연구회는 동아시아의 발전 모델이 분명한 구조적 한계를 내장했다고 지적한다. ‘동아시아의 기적’은 정치적 권위주의,노동탄압,세계시장 종속,냉전체제 안보우산 의존 등 높은 대가를 치르면서 이루어졌다고 본다. 그러므로 오직 특수한 지정학적,세계시장적 맥락 속에서만 효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위기의 근본 원인을 분석했다.
‘동아시아의 성공과 좌절’에 수록한 논문 ‘반주변부적 국가발전의 성공과 좌절’에서 이수훈 경남대 교수(사회학)는 우리의 장래는 밝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밝은 미래를 이루려면 “강한 민족주의에서 나온 일국적 발상법을 버리고 세계적 조망과 사유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치엘리트들이 대국주의·부국주의를 버리고 ●국내에서 중앙집권주의를 타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계간 사상은 아시아의 위기를 ‘세계화’라는 관점에서 짚었다. 지난 94∼95년 ‘세계화’가 한창 유행할 때 비판적으로 입장을 정리했던 사회과학원은 이번에 다시 이슈로 꺼내든 까닭을 “이제는 세계화 현상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 거부를 감정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세계화’현상은 막을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므로 부정하는 대신에 ‘세계화’가 제기하는 문제들에 관해 구체적인 해결책과 대응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학술지말고도 아시아의 위기,세계화를 다룬 단행본 중에서는 외국인의 시각을 담은 ‘금융위기 이제 시작이다’(주식회사 두비)와 ‘세계화란 무엇인가’(현대미학사)가 눈에 띈다.
대만 전자산업계의 대표적 인물인 온세인이 쓴 ‘금융위기…’는 기업인의 눈으로 위기를 바라보았다. “동아시아는 제작물보다 공장 자체를 성장의 상징처럼 숭배했는데 이는 고품질TV를 마련하고도 프로그램이 없어서 못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호주 태즈메니아대 사회학 교수 말콤 워터스의 ‘세계화…’(원제 Globalization)는 사회학적인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경제·문화 등 다양한 프리즘으로 세계화 개념을 정리했다.
아시아의 위기를 진단하는 학계의 큰 흐름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좌절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발전모델의 탐색은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李容遠 ywyi@daehanmaeil.com>
올 한해 사회학계의 으뜸가는 화두는 ‘아시아의 위기’였다. 이를 반영하듯 한해를 마감하는 세밑에 아시아 위기의 원인를 분석하고 장래를 전망하는 학술지·단행본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비교사회연구회는 최근 두번째 학회지로 ‘동아시아의 성공과 좌절’(전통과 미학 간)을 펴냈다. 사회과학원이 발행하는 계간 사상도 겨울호를 ‘세계화를 다시 생각한다’는 특집으로 꾸몄다.
비교사회연구회는 동아시아의 발전 모델이 분명한 구조적 한계를 내장했다고 지적한다. ‘동아시아의 기적’은 정치적 권위주의,노동탄압,세계시장 종속,냉전체제 안보우산 의존 등 높은 대가를 치르면서 이루어졌다고 본다. 그러므로 오직 특수한 지정학적,세계시장적 맥락 속에서만 효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위기의 근본 원인을 분석했다.
‘동아시아의 성공과 좌절’에 수록한 논문 ‘반주변부적 국가발전의 성공과 좌절’에서 이수훈 경남대 교수(사회학)는 우리의 장래는 밝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밝은 미래를 이루려면 “강한 민족주의에서 나온 일국적 발상법을 버리고 세계적 조망과 사유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치엘리트들이 대국주의·부국주의를 버리고 ●국내에서 중앙집권주의를 타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계간 사상은 아시아의 위기를 ‘세계화’라는 관점에서 짚었다. 지난 94∼95년 ‘세계화’가 한창 유행할 때 비판적으로 입장을 정리했던 사회과학원은 이번에 다시 이슈로 꺼내든 까닭을 “이제는 세계화 현상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 거부를 감정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세계화’현상은 막을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므로 부정하는 대신에 ‘세계화’가 제기하는 문제들에 관해 구체적인 해결책과 대응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학술지말고도 아시아의 위기,세계화를 다룬 단행본 중에서는 외국인의 시각을 담은 ‘금융위기 이제 시작이다’(주식회사 두비)와 ‘세계화란 무엇인가’(현대미학사)가 눈에 띈다.
대만 전자산업계의 대표적 인물인 온세인이 쓴 ‘금융위기…’는 기업인의 눈으로 위기를 바라보았다. “동아시아는 제작물보다 공장 자체를 성장의 상징처럼 숭배했는데 이는 고품질TV를 마련하고도 프로그램이 없어서 못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호주 태즈메니아대 사회학 교수 말콤 워터스의 ‘세계화…’(원제 Globalization)는 사회학적인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경제·문화 등 다양한 프리즘으로 세계화 개념을 정리했다.
아시아의 위기를 진단하는 학계의 큰 흐름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좌절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발전모델의 탐색은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李容遠 ywyi@daehanmaeil.com>
1998-12-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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