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매일 주최 ‘사랑과 우호의 콘서트’를 보고

대한매일 주최 ‘사랑과 우호의 콘서트’를 보고

탁계석 기자 기자
입력 1998-12-16 00:00
수정 1998-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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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담은 따뜻한 선율 감동적

결식아동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우리 이웃들이 황량한 벌판에 겨울나그네가 되는 아픔을 겪고 있다.고통은 나누면 줄고 즐거움은 나누면 커진다는 말처럼 함께 사는 사람들의 따뜻한 정이 그 어느 때보다 그리운 송년이다.

대한매일신보사와 SBS가 공동주최한 이웃돕기 ‘사랑과 우호의 콘서트’는 음악회 형식을 빌린 이웃사랑 행사라 할 수 있다.14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 음악회는 금난새 지휘의 수원시향이 반주를 맡아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과 뜨거운 교감을 나누었다.

연주회란 단순히 듣는 즐거움 못지않게 보는 만족이 더 클 수도 있는 법인데 금난새의 유연한 지휘 테크닉은 눈으로 보는 음악회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프로그램은 1부 성악가 출연과 2부 합창과 피아노로 공연장에 낯선 청중들조차 쉽게 음악에 접근할 수 있어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단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의욕 과잉이 적정한 연주회 시간을 초과한 게 흠이었다.

특별 출연한 소프라노 서활란은 현재 이탈리아에서 활동중 일시 귀국해 선을 보인 재원이다.무대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유연한 프레이징과 신선한 음색,명료한 음 각각의 콜로라투라 기교를 선보였다.

테너 김영환은 무대감각이 열려 음폭이 넓어지고 고음에 자신감을 보였으나 음의 밀도나 빛깔이 다소 둔하게 느껴졌다.좋지 않은 컨디션의 영향으로 보여졌다.소프라노 박정원은 테크닉의 완성에 비해 소리표정이 좀더 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노래가 생명력을 지니고 호흡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피로가 누적되어서는 안될 것이다.바리톤 고성현은 특유의 장쾌한 사운드로 가곡 ‘청산에 살리라’,아리아 ‘프로벤자 내 고향으로’를 불러 관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충신교회 할렐루야 성가단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설레임이 전달되었는데 지휘자 김정수의 절제력있는 표현이 요구되었다.

피아니스트 김혜정은 멘델스존의 감미롭고 열정적인 작품을 활달하게 연주하면서도 미학적 탐구에 집착을 보였다.수원시향은 첫곡으로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 서곡과 마지막곡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선사했다.음악을 통해 이웃을 돌아본 소중한 시간이었고 청중의 거듭되는 앵콜은 마치 저물어가는 한해에 대한 그리움인듯했다.<卓桂奭 21세기 문화광장 대표·음악평론가>
1998-12-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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