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우리가 맡아야” 논리 대결

“기아는 우리가 맡아야” 논리 대결

손성진 기자 기자
입력 1998-03-26 00:00
수정 1998-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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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생산품목 특화로 세계시장공략 용이”/삼성­“차종 중복없어 적정생산 가능해진다”

현대와 삼성의 기아 인수전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현대는 25일 인수팀을 구성했으며 삼성측도 공식입장 발표를 미루고 있을 뿐 현대의 인수불가 논리를 강조하고 나섰다.기아자동차 노조와 사원협의회는 제3자 인수가 강행될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자동차업계에 또 한차례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현대=이날 鄭夢奎 현대자동차 회장,朴炳載 사장,朴世勇 그룹 종합기획실장,李啓安 종기실 부사장,李裕一 현대자동차 부사장,金重雄 현대경제사회연구원장,鄭淳元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전무 등 7명으로 인수팀인 ‘자동차 연구팀’을 구성했다.이 팀이 앞으로 인수전략을 개발하고 인수전을 지휘하게 된다.

현대 관계자는 이날 “수출과 코스트 경쟁력으로 볼 때 삼성이 기아를 인수해 3사 체제가 되면 군소 규모를 유지할 수 밖에 없고 규모의 경제를 살리기 어려워 결국 모두 쇠망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현대가 인수하면 생산품목을 특화해 세계시장을 쉽게 공략할 수 있고 국민경제 차원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삼성측은 현대와 기아가 제휴할 경우 풀라인업 체제에서 중복 생산하는 결과를 빚게 된다고 강조했다.또 시장점유율이 54.1%로 2위사(대우 15.9%)와의 격차가 25% 이상 되어서는 안된다는 공정거래 관련 조항에 위배된다고 맞섰다.그러나 삼성이 기아를 인수하면 삼성은 중대형급 위주이기 때문에 차종이 중복되지 않고 적정 생산규모에 근접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삼성의 판매력과 기아의 해외영업망·인력,포드가 가세하면 판매가 급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李大遠 삼성자동차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내부 인수팀을 가동중인 상태다.삼성은 현대의 발빠른 움직임과는 달리 일단 ‘일요일 기습’의 충격에서 벗어나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중이다.법정관리 개시 결정과 정부의 기아 매각에 대한 확고한 결정이 내려진 뒤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정부·기아=기아는 이날 임원 3명이 산업자원부를 방문,‘기아자동차의 현황과 정상화계획’을 제출했다.기아임원들은 포드가 5천억원을 출자하는 등 1조원을 증자하면 충분히 자력갱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산자부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현실성이 없다”며 수용하지 않았다.산자부는 또 “기아자동차는 상호가 무엇이 되던 자산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3자매각을 당연시하고 있다.기아자동차 사원협의회는 이날 “시장원리의 명분하에 자동차 전문기업인 기아를 재벌들에게 넘기도록 방치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기아 노조도 “3자매각으로 갈 경우 민노총 등과 연대,총파업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孫成珍 기자>
1998-03-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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