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포함… 시장 점유·산업 기반에 치명타/대만서 64메가D램 양산땐 가격 폭락 초래/사건 재발 방지 위한 법규 정비 등 대책 시급
‘산업스파이’에 의해 대만에 넘어간 반도체 기술유출 피해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한국의 반도체 산업 기반 자체를 뒤흔들 우려마저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업계는 18일 검찰의 반도체 산업스파이 사건 수사결과 유출된 기술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64메가D램 3세대 반도체 제작 관련 핵심기술이라고 밝히고 한국 반도체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을 우려했다.
검찰이 밝힌 기술은 64메가D램의 공정 디자인 룰과 설계회로,칩 완성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검사장비 등 광범위하다.업계는 검찰이 피해액을 연구개발비 3천5백억원 등 9천억원선이라고 밝혔지만 직간접 피해는 수조원대에 이른다고 추산했다.앞으로 대만업체의 연구개발기간이 단축되고 양산시기가 빨라질 경우 우리 업체의 시장점유율 하락 등 간접피해가 더 크다고 본다.
스파이 조직인 한국의 KSTC사가 대만의 난야(NTC)사에 넘긴 기술은 D램업계의 최선두 주자인 삼성전자가 지난 89년부터 9년간에 걸쳐 3천4백72억원의 개발비와 4000명의 연구개발인력을 투입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첨단기술이라는 것.64메가D램 2세대 기술은 회로선폭이 0.35μ로 경쟁력이 떨어지나 3세대 기술은 0.25∼0.28μ에 불과해 크기가 작기 때문에 수율(정상제품 생산비율)이 엄청나게 높아지고 따라서 수익성도 높아진다.
수출 첨병으로 한창 매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64메가D램의 경우 대만업체가 과잉생산할 경우 공급과잉으로 세계시장의 값 폭락마저 우려된다.일본 업체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대만은 올해 16메가D램을 19억개인 세계 시장의 24%(4억6천만개),64메가D램은 4억6천만개의 22%(1억개)를 생산하는 등 반도체생산을 마구 늘리고 있다.
특히 12개사인 대만 D램업체들은 자체 기술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면 곧바로 다른 기업에 전수하고 있어 한국의 첨단 기술은 대만 전 업체에 그대로 넘어간 셈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대만 정부도 국가 전체를 미국의 실리콘 밸리처럼 ‘SI아일랜드’로 만들기 위해 타이난(대남) 등 주요 지역에 밀집된 반도체 업체에 대해 면세는 물론 단지조성에서 각종 금융혜택에 이르기까지 범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대만 업체의 한국기술 추격은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업계는 이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우리 정부가 유명무실한 관련 법규를 정비하는 등 국가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영업비밀보호법’은 기술의 국외유출의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벌금 50만달러,기업은 최고 1천만달러를 물리고 있으나 우리의 ‘부정경쟁방지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조명환 기자>
‘산업스파이’에 의해 대만에 넘어간 반도체 기술유출 피해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한국의 반도체 산업 기반 자체를 뒤흔들 우려마저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업계는 18일 검찰의 반도체 산업스파이 사건 수사결과 유출된 기술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64메가D램 3세대 반도체 제작 관련 핵심기술이라고 밝히고 한국 반도체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을 우려했다.
검찰이 밝힌 기술은 64메가D램의 공정 디자인 룰과 설계회로,칩 완성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검사장비 등 광범위하다.업계는 검찰이 피해액을 연구개발비 3천5백억원 등 9천억원선이라고 밝혔지만 직간접 피해는 수조원대에 이른다고 추산했다.앞으로 대만업체의 연구개발기간이 단축되고 양산시기가 빨라질 경우 우리 업체의 시장점유율 하락 등 간접피해가 더 크다고 본다.
스파이 조직인 한국의 KSTC사가 대만의 난야(NTC)사에 넘긴 기술은 D램업계의 최선두 주자인 삼성전자가 지난 89년부터 9년간에 걸쳐 3천4백72억원의 개발비와 4000명의 연구개발인력을 투입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첨단기술이라는 것.64메가D램 2세대 기술은 회로선폭이 0.35μ로 경쟁력이 떨어지나 3세대 기술은 0.25∼0.28μ에 불과해 크기가 작기 때문에 수율(정상제품 생산비율)이 엄청나게 높아지고 따라서 수익성도 높아진다.
수출 첨병으로 한창 매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64메가D램의 경우 대만업체가 과잉생산할 경우 공급과잉으로 세계시장의 값 폭락마저 우려된다.일본 업체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대만은 올해 16메가D램을 19억개인 세계 시장의 24%(4억6천만개),64메가D램은 4억6천만개의 22%(1억개)를 생산하는 등 반도체생산을 마구 늘리고 있다.
특히 12개사인 대만 D램업체들은 자체 기술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면 곧바로 다른 기업에 전수하고 있어 한국의 첨단 기술은 대만 전 업체에 그대로 넘어간 셈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대만 정부도 국가 전체를 미국의 실리콘 밸리처럼 ‘SI아일랜드’로 만들기 위해 타이난(대남) 등 주요 지역에 밀집된 반도체 업체에 대해 면세는 물론 단지조성에서 각종 금융혜택에 이르기까지 범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대만 업체의 한국기술 추격은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업계는 이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우리 정부가 유명무실한 관련 법규를 정비하는 등 국가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영업비밀보호법’은 기술의 국외유출의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벌금 50만달러,기업은 최고 1천만달러를 물리고 있으나 우리의 ‘부정경쟁방지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조명환 기자>
1998-02-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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