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지난여름 수주간에 걸쳐 ‘이 주일의 책’으로 선정한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도끼’는 미국 전역에 불어닥친 인원감축으로 수없이 실직당하는 중년남성들의 이야기다.자동화에 의해 생산노동자들이 당했던 것처럼 컴퓨터에 의해 ‘대량학살’당하는 중년남성들의 해직은 피할수없는 냉혹한 현실이자 생존의 위협이다.
하루아침에 실직을 했다고 치자.아침이면 제시간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고 서둘러 버스나 지하철을 탄다.그러나 막상 내려야할 곳을 몰라 몇개의 정거장을 그대로 지나친다.다방에도 가고 영화관에도 가보지만 마땅하게 시간을 보낼만한 장소란 쉽지않다.50,60년대엔 남산시민공원이나 하루종일 고전음악을 들을 수 있는 르네상스같은 음악실이 더러 있었지만 공원은 노인들의 천국이고 극장도 다방도 적당한 쉼터는 될 수 없다.
여기에 착상해서 생겨난 것이 소위 ‘IMF쉼터’다. 지난해 회사의 부도로 ‘오갈데 없는 가장의 슬픔’을 경험한 한 중소기업인이 ‘기원이나 사우나, 극장 등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실직자’를 위한이색공간을 조성한 셈이다. 각종신문과 장기 바둑용품에다 구인·구직정보를 나누면서 동병상련으로 서로가 돕자는 장소다.구세군 대한본영도 ‘다일사 쉼터’를 개점하고 ‘다시 일어나야할 사람들’을 위해 식사와 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아무런 할 일도 정념도 없이 완전한 휴식속에 있는 것처럼 참혹한 고통은 없을 것이다.자기의 허무와 불만과 무력감은 마침내 권태와 우울, 회한과 절망을 표출해버릴 지도 모른다.그래서 이러한 공백상태를 ‘머리를 쉬는’쪽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혼자서 비관하고 절망할 것이 아니라 관련된 책을 읽거나 장래를 새롭게 구상하면서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동안 ‘다시 일어날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공황이 휩쓸던 시절의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는 실직자들을 어둡고 칙칙한 거리로 내몰았고 지금은 어쩔수 없이 우리의 현실이 돼버렸다.그러나 IMF쉼터는 날이 밝으면 빛을 잃어버리는 주마등같은 것일 수도 있다. 어려운 시기를 현명하게 이기려는 모든 지혜가 가상하게 여겨지는 계절이다.
하루아침에 실직을 했다고 치자.아침이면 제시간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고 서둘러 버스나 지하철을 탄다.그러나 막상 내려야할 곳을 몰라 몇개의 정거장을 그대로 지나친다.다방에도 가고 영화관에도 가보지만 마땅하게 시간을 보낼만한 장소란 쉽지않다.50,60년대엔 남산시민공원이나 하루종일 고전음악을 들을 수 있는 르네상스같은 음악실이 더러 있었지만 공원은 노인들의 천국이고 극장도 다방도 적당한 쉼터는 될 수 없다.
여기에 착상해서 생겨난 것이 소위 ‘IMF쉼터’다. 지난해 회사의 부도로 ‘오갈데 없는 가장의 슬픔’을 경험한 한 중소기업인이 ‘기원이나 사우나, 극장 등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실직자’를 위한이색공간을 조성한 셈이다. 각종신문과 장기 바둑용품에다 구인·구직정보를 나누면서 동병상련으로 서로가 돕자는 장소다.구세군 대한본영도 ‘다일사 쉼터’를 개점하고 ‘다시 일어나야할 사람들’을 위해 식사와 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아무런 할 일도 정념도 없이 완전한 휴식속에 있는 것처럼 참혹한 고통은 없을 것이다.자기의 허무와 불만과 무력감은 마침내 권태와 우울, 회한과 절망을 표출해버릴 지도 모른다.그래서 이러한 공백상태를 ‘머리를 쉬는’쪽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혼자서 비관하고 절망할 것이 아니라 관련된 책을 읽거나 장래를 새롭게 구상하면서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동안 ‘다시 일어날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공황이 휩쓸던 시절의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는 실직자들을 어둡고 칙칙한 거리로 내몰았고 지금은 어쩔수 없이 우리의 현실이 돼버렸다.그러나 IMF쉼터는 날이 밝으면 빛을 잃어버리는 주마등같은 것일 수도 있다. 어려운 시기를 현명하게 이기려는 모든 지혜가 가상하게 여겨지는 계절이다.
1998-01-09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