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시대­김 당선자·경제단체장 대화록

김대중시대­김 당선자·경제단체장 대화록

입력 1997-12-25 00:00
수정 1997-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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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 사도 둘째… 첫째는 경쟁력”/김당선자­철저한 시장경제… 권력간섭 근절/최종현 회장­기업들 이 악물고 무역흑자 실현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24일 국회에서 주요 경제단체장과의 오찬간담회를 통해 경제 정책의 기본구상을 밝혔다.김당선자는 기업은 권력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당선자가 이날 분야별로 밝힌 정책구상과 경제단체장 등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다.

▷김당선자 발언◁

▲시장경제 확립=철저한 시장경제를 하겠다.좋건 싫건 전세계를 상대로 한 경쟁에서 꼭 이겨야 하는 것이 우리가 처한 상황이다.짐이 되는 기업은 빨리 정리해야 한다.총매출액이나 외형이 아니라 이익이 얼마인가가 중요하다.시장경제 확립을 위해 권력의 부당한 간섭은 일체 배제하겠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예외는 있겠지만 중공업은 대기업이,경공업은 중소기업이 맡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해 각자 세계시장에서 성공하도록 협조해야 한다.대기업은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만 하지 않으면 전적으로 자유를 부여하겠다.대기업이 권력 때문에 고통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또 모든 정책결정을 투명하게 하겠다.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수직적 지배관계가 되는 것은 정부도 방관하지 않겠지만 양측이 자발적으로 관계를 정립하기 바란다.

▲구조조정=기업의 구조개혁도 자율적,자발적으로 하라.기업이 권력에 의존하지 말고 지시도 받지 말고,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는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재벌들이 많은 기업을 거느리는데 경쟁력 없는 기업은 자발적으로 정리하라 돈 안버는 기업은 국민에게 부담이다.

▲노사관계=노도 둘째고 사도 둘째다.첫째는 국가경쟁력이다.국가경쟁력이 없으면 노사가 다 망한다.기업은 형편이 닿는 범위에서 노동자를 대우해주고,노동자는 생산성 향상에 책임져야 한다.실업문제도 국제경쟁력을 기준으로 봐야한다.양적인 해고도 있지만,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생산성을 높이는 질적인 해고도 있다.임금동결과 감봉을 우선하고,그래도 안되면 감원할 수 밖에 없다.

▷경제단체장 등 발언◁

▲최종현 전경련 회장=경제인으로서는 5년만에 속이 시원한 소리를들었다.요즘 경제인들은 할 말이 없다.저희가 잘못해서 이 꼴이 됐다.죄인중의 죄인이다.그러나 나라경제는 무엇보다 무역수지 흑자내는 것이 우선이다.기업인들이 이를 물고 흑자를 내는데 노력하겠다.

▲구평회 무협 회장=그동안 정부의 귀는 불완전하게 열려있었다.우리가 국제적 확신을 주지 못하는 것은 정부가 기업과 직접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정부는 기업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고,현실을 말하지도 않았다.미국측 인사들은 수출난조 개선,물가안정,저성장률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한다.정권교체가 이뤄져 감당할 수 있는 태세를 갖고 있다.

▲박상희 중소기업협회장=경제상황이 안좋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더 줄어들까 걱정이다.

▲김용환 비상경제대책위원장=중소기업 지원도 중요하지만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박태준 자민련 총재=한일·한미경제협회장들이 단기차입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당국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이탁운 기자>
1997-12-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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