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저 ‘분단과 한국사회’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저 ‘분단과 한국사회’

김종면 기자 기자
입력 1997-11-18 00:00
수정 1997-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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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분단이 한반도에 미친 영향/4·19혁명 10월유신 교원노조운동 등 실어/천민자본주의·지배이데올로기 문제 분석

“한국 자본주의 혹은 한국사회의 역사구조적인 기초는 한국전쟁과 민족의 분단입니다.식민지 경험이나 조선시대의 사회 문화 등도 오늘의 한국사회를 만들어낸 기초가 되었지만 한국전쟁과 분단이야말로 오늘의 한국 정치 사회 경제 문화에 가장 심대한 영향을 미친 외적 조건이자 변수라고 할 수 있어요”김동춘 성공회대 교수(39·사회학)가 한국전쟁과 분단을 중심에 놓고 한국문제를 분석한 논문집 “분단과 한국사회 역사비평사”를 펴냈다.

이 책은 “산업화,자본주의,민주화,시장.계급 등 근대사회 일반에 나타나는 보편적 개념들은 수없이 논의되어 왔지만 분단과 민족문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왔다”는 문제의식 아래 김교수가 지난 10년동안 쓴 논문들을 묶은 것.분단에 따른 사회현상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춘 “분단과 한국사회” “한국전쟁과 지배이데올로기의 변화” “한국 자본주의의 성격과 지배질서” “사상범 통제의 한국적 특성” “남북한 이질화의 사회학적 고찰” 등의 논문과 독재에 대한 저항운동을 다룬 논문인 “4.19혁명의 재조명” 민족민주운동으로서의 4.19 시기 학생운동 “왜 60,70년대 민주화운동은 10월유신을 저지하지 못했는가”교사집단의 계급적 성격과 한국 교원노조운동 등 모두편의 글이 실렸다.

김교수는 1987년 이후 한국 사회는 영국의 사회학자 라쉬와 어리가 지적한 것처럼 세계시장의 성장과 자본의 국적성 희석화,화이트칼라와 서비스 계급의 비중강화 등을 특징으로 하면서도 자본주의적 사회관계는 의연히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한다.그런 관점에서 한국사회는 “탈조직화된 자본주의 징후를 지니고 있다는 것.그는 또한 1980년대 한국사회를 이른바 시장권위주의 내지 시장기제적 억압체제로 개념화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이같은 입론은 자유경쟁자본주의에서 제국주의,복지국가로 연결되는유럽자본주의의 역사적 발전과정에 뿌리를 둔 “시장”과 “국가”의 개념을 한국사회에 무매개적으로 적용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김교수는이 책에서 소유권 절대주의 등한국의 천민자본주의와 지배이데올로기의 부정적 양상을 꼼꼼히 살피고 있어 주목된다.해방전의 친일파와 해방후의 친미세력으로 이루어진 지배집단은 기득권 유지를 위해 안보국가 군사주의 성장주의 등의 이데올로기를 창출했으며,이는 노동자 시민사회 등 피지배계급에 대한 무시로 이어졌다는게 김교수의 견해.때문에 ”일반적인 삶의 조건은 황폐해질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김교수는 우리 학계는 이같은 문제점들을 방치한 채 서구이론에만 매달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김종면 기자>

1997-11-1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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