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잠머리컴퓨터 주승환 사장(빌 게이츠 꿈꾸는 한국의 도전자)

건잠머리컴퓨터 주승환 사장(빌 게이츠 꿈꾸는 한국의 도전자)

김환용 기자 기자
입력 1997-08-15 00:00
수정 1997-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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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고품질 DVD 제작도구 개발/‘컴왕국’ 제왕 꿈꾼다/영화 등 동영상 수십배로 압축해 처리 가능/보드1개 1만불… 5천억 세계시장 석권 목표

건잠머리컴퓨터(02­3444­6700)의 주승환 사장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CD롬 타이틀 개발에만 주력하던 회사를 종합멀티미디어업체로 탈바꿈하려는 것이다.구상의 핵심은 CD롬의 뒤를 이은 대용량 고품질 저장매체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 제작도구를 자체 개발한다는 것이다.건잠머리는 DVD롬에 담을 내용(컨텐트)에서 DVD롬을 제작하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술까지 망라하는 셈이다.

건잠머리(일의 대강을 준비한다는 뜻)는 94년 6월 CD롬타이틀 전문제작업체로 출범했다.그동안 CD롬 타이틀 16종을 제작,보급했지만 이 가운데 초창기 제품인 ‘게임나라’는 주사장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시장 흐름을 읽는 날카로움이 돋보인 ‘작은 성공’이었다.게임나라는 94년 당시 일반에 공개된 무료(쉐어웨어) 게임들을 한장의 CD롬에 모은 것.

“CD롬 회사를 차리긴 했지만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모를때였죠.CD롬 타이틀 관련 국내외 서적을 통독하면서 이미 출시된 다른 회사 제품 목록을 검토해 보니 무료 게임이 빠져 있더라구요”

그가 고안한 새로운 유통방식도 게임나라의 히트를 거들었다.지금은 흔해졌지만 CD롬을 책에 끼워파는 방식은 그가 게임나라로 처음 시도한 것이었다.소프트웨어 매장수의 10배가 넘는 서점을 유통라인으로 삼자는 계산이었다.그래서 한 출판사에 컴퓨터 관련 서적을 써 주고 게임나라를 ‘부록’으로 넣어 판 것.이렇게 해서 게임나라는 출시 첫해 80만장이 팔렸고 지금까지 스테디 셀러로 회사 수입(지난해 매출액 15억원)에 한 몫을 하고 있다.게임나라는 무엇보다 그에게 때를 놓치지 않은 아이디어는 성공을 예약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 소중한 체험이었다.

그러나 CD롬 타이틀은 TV나 영화와 같은 다른 영상매체보다 화질이나 음질이 떨어지는 원천적인 약점때문에 유행으로 끝날수 밖에 없었다.이러한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주사장에게 DVD의 출현은 새로운 사업구상의 계기가 됐다.영화와 같은 화질과 음질을 보장하는 DVD는 CD롬과는 달리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것이 분명했다.

먼저 축적된 CD롬 타이틀 개발기술은 자연스럽게 DVD롬 타이틀 개발로 이어졌다.현재 게임 및 교육 타이틀 3종을 개발했다.

그러나 정작 주사장의 마음을 한껏 부풀리고 있는 것은 DVD롬 제작도구인 ‘MPEGⅡ 인코더’.이 제품은 엄청난 파일크기의 영화 등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수십배 압축해 저장하는 DVD롬 제작 핵심도구다.보드형태의 하드웨어에 상당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시킨 고난도 제품이다.

그가 노리는 MPEGⅡ 인코더 시장은 보드 한개가 1만달러 가량의 값으로 팔릴 중가 틈새시장이다.수십만달러의 고가 시장은 이미 미국 등지의 유수업체를 당할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판단에 따른 것.그러나 중가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사장은 말한다.국내에는 아직 시장 형성이 미미하지만 세계시장 규모는 5천억원 정도에 이른다는 것이다.다른 나라에서도 중가제품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시장만 선점한다면 매출액 수백억원 규모의 회사로 도약할 수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 출신 엔지니어를 채용,별도의 개발팀을 운영하고 있고 IBM 및 필립스와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올 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추계 컴덱스 전시회에 제품을 선보이고 내년 2월 미국 현지지사를 설립,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갈 예정입니다.사운을 건 대모험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아이디어의 성공이 이번에도 이어질지 건잠머리의 활약이 기대된다.<김환용 기자>
1997-08-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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