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메가D램 감산 진퇴양난/반도체업계 값하락 대책

16메가D램 감산 진퇴양난/반도체업계 값하락 대책

조명환 기자 기자
입력 1997-07-15 00:00
수정 1997-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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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동조 안해… 시장 뺏길 우려/‘64메가D램 증산’ 계획도 지지부진

반도체 업계가 진퇴양난이다.수출의 주종품목인 16메가D램의 가격을 떠받치기 위해 감산정책을 펼 예정이지만 자칫 일본과 미국업체들에게 좋은 일만 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1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장기계약 가격의 ‘선행지수’역할을 하고 있는 16메가D램의 미국 현물시장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바람에 2∼3개월 단위로 계약하고 있는 장기공급가의 인하압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16메가D램의 현물시장 가격은 지난 4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여 현재 개당 평균 6.67달러까지 떨어져 있다.이 때문에 재고가 많은 업체들의 자금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현대전자와 LG반도체 등 3사는 지난해에 이어 5∼8일씩 생산을 중단하는 감산정책을 다시 펴기로 했다.세계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의 16메가D램 월 생산량은 3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문제는 감산정책의 실효성이다.

한국과 함께 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이 공동보조를 취하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지난해 일시 라인가동을 중단했던 도시바는 올 가을 이후의 D램 수요 회복에 대비해 가동 중단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미쓰비시,NEC 등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MT(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는 월 생산량을 3천만개 수준으로 크게 높이고 있다.MT사의 이같은 생산량은 월 1천만개가 늘어난 것으로 수출비율이 절대적인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바로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일본의 기술 지원으로 이제 막 생산에 들어간 대만의 10개 업체도 생산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대만은 연간 1억8천만개를 생산,세계 시장의 10%를 점유할 전망이다.

한국업체들이 자구책으로 64메가D램으로 빨리 전환하려는 게획도 늦어질 전망이다.대부분의 업체가 전환시점인 비트크로스(16메가D램과 64메가D램의 비트당 가격이 같아지는 시점)를 올 연말쯤으로 예상했으나 16메가D램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조명환 기자>
1997-07-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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