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돔과 고모라가 망한 것은/주명두 변호사·목사(굄돌)

소돔과 고모라가 망한 것은/주명두 변호사·목사(굄돌)

주명두 기자 기자
입력 1996-10-05 00:00
수정 1996-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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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형잠수함 1척이 동해안으로 침투하다 좌초된 채 발견되었다.그곳에는 20명이 넘는 무장간첩이 타고 있었다.그들이 아군에게 발각되지 않고 서울등지로 침투하였다고 가정하여 보자.우리는 다시 한번 큰 혼란을 격을 뻔했다.다행히 한 시민의 재빠른 신고로 침투사실이 발각되었다.군·경합동수색대는 달아난 간첩을 추적하고 있어 멀지않아 이들을 모두 붙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의 동해안경비태세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지금보다 더한 경계태세를 갖추었다 한들 더 빨리 무장간첩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아무리 철통 같은 경비태세를 갖춘다 하더라도 침투하고자 하는 야심이 계속되는 한 그것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성실하게 자기임무에 종사하면서 깨어 있는 한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마지막 경계망은 결코 뚫릴 수 없다.이번 북한 잠수함을 처음 발견하고 신고한 사람은 택시운전사다.신고한 시간도 새벽 1시35분경이다.이로 보아 그는 자기임무에 충실하기 위하여 새벽까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인 것같다.열심히 자기 일에 충실한 사람에게 좋은 기회도 찾아오는 것이다.그 한 사람 때문에 우리의 마지막 경계망은 뚫리지 아니한 것이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 개혁정책을 각 영역에 펼쳐왔다.이 개혁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각 영역에 이와 같이 깨어 있는 한 사람,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그는 목소리만 큰 사람이 아니다.비판만 일삼는 사람이 아니다.자기는 행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행하도록 요구하는 사람도 아니다.그 사람은 항상 깨어 있으면서 말로서 만이 아니라 자기가 행하는 일로서 자기영역에 경계의 나팔을 불어주는 그런 사람이다.영역마다 그런 한 사람만 있으면 그 영역의 경계망은 뚫리지 않는다.망하지 않는다.

소돔과 고모라성이 일순간에 멸망한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그곳에는 모두 의롭지 못한 사람만 있어서 그 나라가 멸망한 것이 아니다.그곳에는 깨어 있는 열명의 평범한 소시민이 없어서 멸망하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996-10-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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