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확장보다 기술투자를(사설)

재벌,확장보다 기술투자를(사설)

입력 1995-09-25 00:00
수정 1995-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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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벌그룹들의 기업확장 움직임이 크게 두드러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공정거래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0대 재벌의 계열기업수는 올들어 지난 9월현재 6백47개로 4월의 6백23개에 비해 5개월만에 24개나 늘어났다는 것이다.이는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1년동안 7개사가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세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현상은 물론 장기적인 경기호황국면을 맞아 이윤을 늘리기 위한 사업다각화 계획에 따른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이같은 재벌그룹들의 외형적 팽창전략이 자칫 국내시장의 독과점현상을 심화시키고 부의 집중이나 중복투자같은 경제사회적 부작용을 빚어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지나쳐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재벌그룹들이 정부의 기업규제완화시책에 편승,계열사 늘리기의 문어발식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은 창의성 있는 기업경영과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정부시책의 참된 의미를 외면한 처사로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다.때문에 우리는 재벌그룹들이 눈앞의 상업적 이윤취득에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안목에서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연구·개발등 질적투자에 힘쓸 것을 촉구한다.

그렇잖아도 국내 재벌들은 평균 자기자본비율이 20%에도 채 못미치는 열악한 재무구조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기업확장욕구에 앞서 계열사 처분 및 통폐합 등의 감량조치와 생산성을 높이는 경영합리화 노력으로 내실을 기하고 비록 부품 하나라도 세계초일류의 국산화를 이루는 기술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이처럼 세계시장을 넓히는 기술 및 제품개발에 성공하는 것이 무한경쟁시대의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것이다.또 단순한 기업확장과 재벌의 공룡화는 한 나라 산업의 자생기반인 중소기업의 설땅을 빼앗을 뿐아니라 비만체질에 따르는 각종 질병으로 국민경제를 허약하게 만들 뿐임을 강조한다.

1995-09-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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