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협동/이원재 경기대교수·경제학(굄돌)

경쟁과 협동/이원재 경기대교수·경제학(굄돌)

이원재 기자 기자
입력 1995-03-09 00:00
수정 199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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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체제의 출범을 계기로 경쟁하라! 경쟁하라!는 독려의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고 있다.심지어 TV에서도 저녁 황금시간대를 골라 「당신의 경쟁상대는 어느 나라의 누구입니까?」하는 아나운서 멘트를 쉴새없이 반복하고 있다.

WTO 체제는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철폐하고 세계적인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려는 것이다.그렇게 되면 국경에 의한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의 구분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게 된다.그러나 경쟁의 강도는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에서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해외시장에서는 장벽이 철폐되는 만큼 진입이 용이하게 될 것이지만,국내시장에서는 두터운 보호막이 제거되는 순간부터 세계 일류와 힘든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그러나 국내시장에서의 격렬한 경쟁,국경없는 무한경쟁은 경쟁의식의 과잉을 낳고,적자생존,우승열패의 철학을 뿌리내리게 할 수도 있다.만인 대 만인의 경쟁은 가뜩이나 취약한 공동체 의식을 크게 훼손할 수도 있다.

경쟁은 생산­유통(시장)­소비의 과정으로 보면 시장의 논리일뿐 생산과정의 논리는 아니다.상품의 생산과정은 하나의 유기적인 체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아담 스미스가 지적한 바와 같이 분업에 기초하고 있다.분업은 경쟁관계가 아니라 협동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협동관계의 발전은 열린 시장,하나의 세계시장에서 우리가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값싼 양질의 상품을 생산하는 바탕이다.뿐만아니라 협동의 도덕률은 사회공동체,문화공동체의 초석이기도 하다.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는 올바른 길은 경쟁에 대한 경각심과 동시에 협동의 정신을 배양하는 것이다.

1995-03-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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