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쿼터제/위반 극장 급증

스크린 쿼터제/위반 극장 급증

입력 1994-12-26 00:00
수정 1994-12-2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올들어 168건 적발… 전국 130개 극장 행정처분/방화신고후 외화상영,관객없는 시간대 방화상영

○…전국 극장들이 갖가지 편법을 동원,한국영화 의무상영제(스크린 쿼터제)를 교묘히 위배하고 있어 이를 시정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영화인협회 산하 「스크린쿼터 감시단」(위원장 정지영)에 따르면 전국 극장들이 시·군·구에 한국영화를 상영한다고 신고하고서도 실제로는 외화를 상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스크린 쿼터를 정면 위배하고 있다는 것.또 외국영화 1편과 한국영화 1편을 동시에 상영한다고 신고해 놓고도 실제는 외국영화만을 틀거나 손님이 거의 없는 첫회와 마지막 회만 우리영화를 내보내고 나머지 관객들이 많이 드는 시간대에는 외국영화를 상영하는 식의 편법을 예사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스크린 쿼터 위배로 올해들어 지난 11월 말까지 전국 1백26개 주요 극장의 한국영화 실제 상영일수는 평균 63일에 불과,12월 한달동안 한국 영화만을 상영할 경우에도 대부분의 극장이 규정일수인 1백46일을 채우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서울 대한극장의 경우 지난 10월 25일부터 28일까지 한국영화 「불의 나라」를 상영한다고 신고했으나 실제로는 외화 「마이키 이야기」를 틀었으며 강남 힐탑 시네마 극장도 11월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3관,5관에서 「만무방」과 「블루 시걸」을 상영한다고 신고하고 프랑스영화 「여왕 마고」와 미국영화 「트루 라이즈」를 내건 것으로 조사돼 빈축을 사고 있다.

감시단측은 이처럼 눈가림으로 스크린 쿼터를 위반한 사례 1백68건을 적발,행정관청에 처벌을 요구했으며 이에 따라 1백30개 극장이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았으며 18개 극장은 무혐의 처리됐다고 밝혔다.

○…감시단은 극장의 스크린 쿼터 편법위배가 계속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일선 시·군·구에 위임된 감독체계의 미비 때문이라며 감독 업무를 문화체육부로 일원화해 문체부가 직접 감독에 나서거나 민간기구에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동시상영 규정을 악용한 스크린 쿼터 위배를 막기 위해서는 개봉관에서의 동시상영 신고를 금지해야하며 관청에 신고된 영화와 실제 상영 영화와의 불일치를 막기 위해 관객수를 정확히 집계해 발표하는 박스 오피스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김종면기자>
1994-12-26 11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