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의 날(외언내언)

금연의 날(외언내언)

입력 1994-05-31 00:00
수정 1994-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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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제6회 「세계 금연의 날」 슬로건으로 채택된 이 담배와의 전쟁에서 가장 큰 전과를 올린 나라는 미국.클린턴 대통령과 힐러리 여사가 총사령관이 되어 백악관을 금연구역으로 선포했고 「흡연자의 권리보호」가 논의될 만큼 거센 금연운동의 결과 『하루 10인 이상 드나드는 모든 공공건물에서 담배를 피울수 없다』는 금연법안이 최근 하원 보건소위원회를 통과하기에 이르렀다.이 법안은 금연 대상 공공건물중에서 레스토랑과 클럽·교도소·담배가게등은 제외시켰지만 맥도널드처럼 자체적으로 금연지역을 선포하는 레스토랑이나 클럽등도 늘고 있어 미국에서 담배를 피우려면 교도소로 가야 할 형편이다.

그러나 세계 담배시장의 주요 공급자는 미국이다.역설적으로 보이지만 금연운동의 당연한 결과다.국내 판로가 막힌 담배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슈퍼301조」까지 동원한 결과 미국의 필립 모리스사는 세계시장 점유율 12%를 차지할 정도가 됐다.금연운동의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서양 선진국의7대 담배회사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눈을 돌려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는 바람에 이 지역의 흡연자는 증가추세에 있고 「제2의 아편전쟁」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한국은 「담배와의 전쟁」에서 약간의 전과를 올려 담배소비량이 줄어들었다.재무부에 의하면 담배소비세 인상의 여파로 지난 1∼2월의 담배 소비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28% 줄어들었다는 것이다.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성인남자의 흡연율이 68%로 부끄러운 세계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더욱 큰 문제는 외국산 담배수입업체들이 여성과 청소년을 주요 공략대상으로 삼아 그들의 흡연율이 증가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제7회 「세계금연의 날」.우리도 금연법을 제정해야 신아편전쟁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것이다.아직도 선진국의 절반값에 불과한 담뱃값과 담배소비세를 대폭 인상하고 담배인삼공사도 하루빨리 민영화해야 할것이다.

1994-05-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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