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기류속 「신경제질서」 가속/NAFTA 미 하원 통과이후

개방 기류속 「신경제질서」 가속/NAFTA 미 하원 통과이후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3-11-20 00:00
수정 1993-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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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와의 관계/미,여세 몰아 아주시장 주도권 노릴듯/아태국선 태평양외교로 전환 불가피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와 APEC(아·태경제협력체)로 이어지는 경제질서구축은 탈냉전시대의 새로운 세계질서형성이라는 맥락에서 짚어야 그 의미가 잡힌다.동시에 이는 미국의 신외교전략의 방향이 어디를 지향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나프타의 「대도박」을 성공시킨 클린턴 미대통령은 18일 APEC 경제지도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시애틀의 미국 항공기제작회사인 보잉사 전용 비행장에 도착,제1성으로 『우리의 경제전략은 간단하다』면서 『그것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여 이기고 미국의 상품과 용역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외교의 기본목표는 미국경제안보라고 일찌감치 정의를 내렸었다.그는 취임 10개월동안에 나프타라는 북미자유무역지대를 창출했고 이어 나프타의 하원통과라는 「워싱턴의 탄력」을 시애틀로 그대로 가져와 아시아·태평양의 시장확보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2차 대전후 집단안보라는 군사적 맥락에서 세계질서를 구축,반세기가까이 동서냉전의 구도를 이뤄왔다면 이제는 90년대 냉전체제 붕괴를 기점으로 21세기 세계질서의 축을 경제외교로 대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나프타의 출범은 미국·캐나다·멕시코를 연결하는 인구 3억7천만명,6조5천억달러의 북미 단일시장의 태동을 의미한다.동시에 북미 역내에선 상품과 자본이 자유롭게 흘러가지만 역외 국가에 대해선 배타적인 경제블록이 형성된 것을 뜻한다.말하자면 미국이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면서도 북미경제블록을 통해 EC에 대항하고 일본의 경제를 견제하자는 것이다.

APEC는 미국에 있어 무엇인가.세가지로 얘기할 수 있다.그것은 첫째,전통적 유럽지향외교에서 태평양외교로의 대전환이다.냉전시대의 동서관계,유럽중점의 서­서관계에서 서­동관계로 비중을 옮기고 있음을 말한다.둘째는 미국외교의 틀이,그리고 국제관계의 틀이 「공동의 적」으로부터 「공동경제리해관계」로 바뀌는 것이다.셋째는 미국의 새로운 시장확보를 의미한다.미국의 중국·아세안등 아시아시장은 20억인구에 향후 수년간에 걸쳐 아시아가 필요로 하는 사회간접자본의 수요만도 1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앞으로 10년간 이 지역의 경제성장은 평균 6∼7%로 전망되며 이 아시아시장에 대한 미국의 시장점유율이 1%씩 증가할 때마다 미국의 일자리가 30만개가 새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미국이 지향하는 APEC가 그들의 시장확보만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미국은 무역의 자유화,투자의 자유화를 통한 역내의 경제활성화와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또 APEC국가들의 경제발전과 여건의 다양성으로 인해 미국이 당초 의도했던 『단단한 경제기구화』의 목표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이 미국의 서부 태평양연안도시,시애틀의 블레이크섬에 아시아·태평양연안국 정상들을 한 자리에 초청하여 『무역장벽철폐,아주시장개방』을 외치는 것은 세계자유무역주의 제창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이다.

나프타에 이어 APEC,그리고 오는 12월 15일로 시한이 박두한 우루과이라운드로 연결되는 새로운 경제질서구축은 자유무역의 추구라는 기류속에서 「경제안보」라는 미국 신외교전략이 구체화되는 역동적인 동태로 봐야할 것 같다.<시애틀=이경형특파원>
1993-11-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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