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불 1백10엔대 붕괴/엔고행진 어디까지

1불 1백10엔대 붕괴/엔고행진 어디까지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3-04-22 00:00
수정 199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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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경기 유리” 미,폭등 부추겨/1불 1백∼1백10엔대서 정착될듯

일본의 엔(원)화가 세계시장에서 폭등하고 있다.일본은 이번 엔고를 단순한 경제현상 차원을 넘은 미국의 전략적인 엔고유도 때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많은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이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엔고를 새로운 경제전략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지적한다.엔은 지난 16일 미 일정상회담에서 클린턴 미대통령이 『미국의 대일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엔고가 유효하다』고 발언한 후 폭등했다.

미국의 이같은 엔고유도는 냉전후 「경제시대」를 맞은 미국경제외교의 변화를 대변하는 것이다.미국은 경제를 외교의 최우선과제로 설정하고 있다.때문에 이번 엔고는 냉전이후 「경제전쟁」시대의 환율조정이라는 성격이 짙다.

○일 은행 개입도 허사

일본은 미국의 이같은 새 경제전략에 긴장하고 있으며 엔고가 예상외로 빠르게 진행되자 충격을 받고 있다.21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한때 1달러에 1백9·9엔까지 급등,「1달러·1백엔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엔고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 무역흑자가 주인

미국과 유럽이 엔고를 선호하고 있고 해외투기자금이 엔매입에 계속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일본은행은 엔고을 막기 위해 시장개입에 나섰으나 단독개입으로는 역부족이었다.일본은 미국,유럽국가들과 「협조개입」을 희망하고 있으나 협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전문가들은 1달러에 1백엔∼1백10엔대 초반에서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본수출업계는 엔고로 수출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자동차·가전업계등은 수출가격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가격경쟁력 저하를 걱정하고 있다.수출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약화를 막기 위해 해외부품조달및 해외생산확대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일본기업들은 85년 「플라자합의」이후 엔고때도 생산의 해외이전을 강화했었다.

일본정부는 이번 엔고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있다.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의 「거시경제데이터뱅크」는 4∼6월이후 엔가격이 1달러에 1백10엔일 경우 1백20엔에 비해 실질국민총생산액(GNP)이 0·6% 낮아질 것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때는 엔고가 물가안정 개인소비를 촉진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일본의 대현 슈퍼백화점등은 수입품의 가격을 내리는 「엔고차익세일」을 계획하고 있거나 이미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엔고를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지 않고있다.경제구조적 측면에서 엔의 강세는 피할 수 없다는 「당위론」이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엔고배경에는 일본의 대규모 무역흑자가 있기 때문이다.

○산업구조 재편 유도

엔고는 이번이 4번째다.이번 엔고는 냉전시대의 환율조정과 비교해 「경제시대」의 엔고라는 다른 점이 있다.그러나 일본에서는 과거의 엔고극복을 통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했듯이 이번 엔고을 통해 산업구조를 더욱 강화하고 엔고장점을 극대화 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강력한 엔과 강력한 산업구조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도쿄=이창순특파원>
1993-04-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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