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문화 밝힐 돌마치 3종 발굴

구석기문화 밝힐 돌마치 3종 발굴

노주석 기자 기자
입력 1992-12-30 00:00
수정 1992-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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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 최무장교수팀,경기 연천군 남계리서/3개층위서 발견… 8만∼2만년전 유물 추정/불 구석기와 같은 형태… 아시아선 처음 출토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남계리에서 한반도 구석기문화의 표준을 설정할 수 있는 유적이 발굴됐다.최고 8만년전까지 올라가는 시기부터 형성된 이 구석기유적에서는 돌마치와 주먹도끼등 많은 석기유물이 나와 학계가 주목하는 유적으로 떠 올랐다.

건국대 최무장교수(고고학)팀이 지난11월26일∼12월 29일까지 발굴한 이 유적규모는 1천2백평.모두 1∼6번까지 6개의 피트(구덩이)를 설정,발굴한 결과 층위를 달리한 문화층에서 3종류의 돌마치를 발견함으로써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왜냐하면 층위를 달리한 문화층에서 여러 종류의 돌마치가 한꺼번에 출토된 것은 동북아시아에서는 처음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구석기문화의 표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돌마치가운데 가장 오래 된 것은 제4번피트 맨아래 문화층인 4층에서 주먹도기와 함께 출토됐다.황홍색 지층에서 나온 이 돌마치는 둥근형태의 석영제로 지름 9㎝정도의크기.무스테리안기에 해당하는 중기 구석기시대의 전형적인 돌마치로 밝혀졌다.돌마치는 석기를 만드는데 사용되어 많은 표피부분이 바스러졌으나 그 원형은 비교적 잘 남아있었다.

이 돌마치의 중요성은 8만∼3만5천년전의 프랑스중기구석기유적에서만 출토된다는 점에서 찾아진다.따라서 이번 남계리유적 제4피트 아래층(4층)에서 나온 돌마치가 사용된 시기는 프랑스와 비슷한 중기 구석기시대로 추정되었다.프랑스에서만 출토된 중기 구석기시대의 돌마치가 아시아지역에서 발굴에 의해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돌마치는 제4피트 4층이외에 제5피트 3층과 제4피트 2층에서도 나왔다.홍갈색 점토층인 3층에서 출토된 둥근 돌마치역시 석영제로 지름 7cm크기.톱니석기와 긁개,첩두기와 함께 출토되었다.이 돌마치는 4층 출토물보다 좀더 발전한 형태를 보이는데다 공만한 유물성격으로 미루어 후기 구석기시대초기인 3만5천년∼3만년전 시대에 형성된 유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4번 피트 2층 출토 돌마치는 형태가 크게 변화했을 뿐아니라같은 층위에서 석기제작소까지 발견됐다.길이 11㎝,지름 7㎝로 좀 기다란 형태를 한 이 돌마치는 오래 사용했기 때문에 표피가 거의 다 떨어져 나갔다.주위에는 많은 석핵과 돌부스러기가 널려 있어 석기제작소의 존재를 입증했는데 대개 2만년전의 문화로 편년되었다.

건국대는 지난88년 현재 발굴위치 이웃에서 후기구석기시대초기의 석기유물인 부리형밀개를 우리나라 발굴사상 처음 발견한바있다.그래서 남계리유적은 전곡리유적,파주군 금파리유적과 더불어 한탄강유역을 잇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방대한 구석기문화대의 중요 유적으로 평가되었다.

남계리유적 발굴책임자인 최무장교수는 『가장 이른 시기에 형성된 제4층부터 시작하여 연대가 차츰 내려오는 제2층까지의 각 문화층에서 고고학발굴을 통해 돌마치가 출토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이는 한반도구석기문화의 표준유적의 요건을 갖춘것』이라고 설명한 최교수는 『특히 제4층의 돌마치는 프랑스중기 구석기문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아시아최초의 출토유물』이라고 강조했다.<노주석기자>
1992-12-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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