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시간·거리 병산제 전국 67개 도시로 확대라는 결정을 내렸다.요금 9%인상효과라는 설명도 곁들여졌다.2∼3년전만해도 아마 9%인상에 이런저런 언급을 했을 터이다.그러나 지금의 느낌은 아직도 안하고 있었나 라는 좀 느닷없는 생각이다.울산의 도심시속은 5.4㎞라고 한다.의정부는 9.9㎞,광명은 10.1㎞.◆그러니까 또 병산제를 했다고 어떤 해결이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든다.서울의 경우를 보면 안다.우선 보통택시가 슬며시 사라졌다.중형택시만 찾아볼 수 있으니까 택시요금은 실상 중형택시 값으로 인상된 것이다.중형택시는 또 어떤가.대낮에 도심에서는 좀처럼 세우지도 않는다.그러다가 심야가 되면 아예 얼마라고 받을 값을 부른다.왜 이렇게 되는가를 오히려 승객이 이해하려는 태도까지 갖는다.◆그러나 사회질서로 보면 있을 수 없는 공공질서이다.국가적행정과 사회적 양심이 모두 무시되고 있는 현상이다.택시라는 교통제도도 실상 목적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현실로 보면 이미 대중교통수단이 아니다.많은 사람이 자가용승용차로 이동한다.택시를 타는 사람은 진짜 서민이거나 아니면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다.김포공항에 내려서 제일 답답하고 황당한 것이 택시타기라고 말하는 것은 외국인들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재래식으로 고착된 행정항목들에서 이것저것 좀 고쳐보자는 차원을 대담하게 벗어날때가 된것이 아마도 교통정책일 것이다.택시는 정류장에서만 타고 그렇지 않으면 범칙금을 받겠다 라는 정책도 시행되고 있는데 이 역시 실효는 없는 것이다.택시운전사에게 교양교육도 시키고 심성도 보아 자격증을 주겠다는 입법예고도 나와 있지만 이런 일들이 잘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도 적을것이다.◆결국 버스의 고급화와 택시의 고급화가 균형있게 접근 돼야할 것이다.이렇게 해야 오너 드라이버들도 줄어들고 교통소통에도 도움을 줄것이다.교통의 거시적 청사진이 필요한 때이다.
1991-08-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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