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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가족들 “아쉬움보단…꺼져가던 희망 살아나”

남은 가족들 “아쉬움보단…꺼져가던 희망 살아나”

입력 2014-10-30 00:00
업데이트 2014-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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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생 4명·교사 2명·일반 승객 3명 남아

“내 가족일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죠. 하지만 실망보다는 누구 한 명이라도 이 고통을 덜게 된 것, 그리고 꺼져가는 희망이 살아났다는 기쁨이 더 커요.”

102일 만에 추가로 발견된 295번째 세월호 희생자 시신이 단원고 학생인 황지현 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8일 오후 시신이 발견됐다는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내 가족일 수도 있다는 기대와 이번에도 또 아니면 어떡하나 하는 절망 속에 꼬박 하루가 넘도록 애를 태워야 했다.

가족들은 누구 한 명이라도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행이라고 서로를 위로하며 초조함 속에서도 생일을 맞은 황지현 양을 위해 조촐한 ‘생일잔치’를 열었다.

실종자 가족들과 친구들은 이날 황지현 양의 18번째 생일을 맞아 팽목항과 진도군청 기자회견장에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지현양이 생전에 좋아했던 초코케이크에 초를 꽂았다.

온 가족들이 눈물로 부른 생일 축하 노래를 들은 것일까.

발견 이후 세 차례의 정조 시간대에 번번이 수습에 실패했다가 ‘생일잔치’를 끝낸 뒤인 이날 오후 6시 18분께 마침내 거둘 수 있었다.

시신은 애초 발견 당시부터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된 점, 레깅스 차림인 점으로 미뤄 여성일 것으로 추정됐다. 실종자 10명 중 여성은 단원고 학생인 조은화, 허다윤, 황지현 양과 일반 승객인 이영숙 씨 등 4명이었다.

화장실과 가까운 4층 중앙 복도에서 목격했다는 생존자 진술로 미뤄 황지현 양이 유력했지만 역시 4층 중앙 객실에서 목격됐던 허다윤 양과 4층 선미 다인실에서 목격됐던 조은화 양, 3층에서 위층으로 올라갈 수도 있었던 이영숙 씨 역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었다.

남성 실종자인 남현철·박영인군, 고창석·양승진 교사, 권혁규 군과 그 아버지 권재근씨의 가족 역시 실낱같지만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시신 수습 소식을 전해 듣고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속속 모여 신원 확인 결과를 기다리던 가족들은 ‘신발 사이즈와 옷으로 봐 딸이 맞다’는 황인열(51)씨의 확인이 끝나자 저마다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결혼 후 7년 만에 어렵게 얻은 딸을 찾지 못해 매일 팽목항에서 딸의 밥상을 차려주던 황씨 부부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미안해하는 황씨 부부를 끌어안으며 “미안한 일이 아닌 희망을 준 것”이라고 다독였다.

앞서 이날 오후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주도면밀한 세월호 선내 수색계획을 수립해 줄 것을 요구했던 실종자 가족들은 “제발 이번에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기존 수색방식을 재점검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진도에 국회의원, 시장 등 유명한 사람들이 다녀갈 때면 내가 저들처럼 힘있는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내가 못난 부모라 자식이 이런 사고를 당한 것 같고 찾지조차 못하는 것 같아 매일 눈물을 삼켰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성이 보이는데 그것마저 포기한다면 훗날 하늘에서 아이를 볼 면목이 없을 것 같다”며 정부가 부모의 마음으로 실종자 수색 대책을 마련해 주길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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