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북미대화 장소 ‘변천사’…유럽·동남아서 판문점·평양도 거론

북미대화 장소 ‘변천사’…유럽·동남아서 판문점·평양도 거론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5-02 11:14
업데이트 2018-05-02 11:1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北유엔대표부 소재 뉴욕이 주무대…북미 뉴욕채널, 상시소통로베를린·제네바·쿠알라룸푸르, 단골 개최지…트럼프 선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는 세기의 정상회담 장소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거 북미대화의 장소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전쟁 이후 한 번도 만난 전례가 없는 북미 정상 간 ‘빅 이벤트’도 큰 관심거리이지만, 둘이 대좌하는 장소 역시 역사에 기록될 법하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와 관련해 북한은 전혀 거론하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의 언급과 외신 보도를 종합해보면 판문점 이외에 제3의 장소인 싱가포르가 입길에 오르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전에 양측 간 ‘협의’가 잘 이뤄지면 평양 개최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대좌할 경우 북미회담 역사에도 새 장을 여는 일이 될 전망이다.

과거 북미대화는 주로 뉴욕, 유럽, 동남아가 주 무대였다.

1992년 1월 그 당시로선 6·25전쟁 이래 최고위급 북미회담이었던 아놀드 캔터 미 국무부 정치담당 차관(이하 당시 직책기준)과 김용순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 간 회담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다.

북한의 주미대사관 역할을 해온 유엔 대표부가 뉴욕에 있었기에 그 후로 ‘뉴욕채널’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뉴욕은 양측 간의 상시 소통로로 자리 잡았다. 2000년 3월 북-미 고위급회담 준비회담과 북-미 테러회담도 각각 뉴욕에서 열렸다.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1993년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열린 북미 핵 협상의 장소는 스위스 제네바였다.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로버트 갈루치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루한 밀고 당기기 끝에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한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베를린도 단골 개최지였다.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부(副) 차관보, 리형철 외무성 미주국장이 각각 나섰던 1996∼1997년 1,2차 북미 미사일 협상장과, 1999년 9월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특사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문제를 놓고 담판한 장소가 베를린이었다.

더불어 2006년 10월 북한의 제1차 핵 실험 이후 북·미가 파탄 직전의 북핵 협상판을 회생시킨 장소도 베를린이었다

2007년 1월 북미 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베를린에서 만나 당시 최대 난제였던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6자회담 2·13합의의 핵심 요소에 합의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도 북미회담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1995년 5월 토머스 허바드 국무부 부차관보와 김계관 부상 간의 준고위급 회담, 2000년 7월 아인혼 국무부 비확산 담당 차관보와 장창천 외무성 미주국장 간의 제5차 북-미 미사일 회담이 각각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됐다.

또 로마도 2000년 5월 카트먼 특사와 김계관 부상의 핵 협상 무대가 됐다.

이후 2000년 10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으로 양국 수도가 북미대화의 무대에 일시 등장하기도 했다.

과거 북미회담 장소는 우선 양국 공히 대사관이나 대표부 등 공관을 둔 장소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특히 협상 대표에게 주어지는 재량이 미미한 북한 입장에서는 수시로 회담 결과를 본국으로 보내고 훈령을 받는 연락 거점이자, 대표단의 체류 편의를 받는 면에서 북한대사관이 필요했다.

더불어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북미회담 장소가 된 유럽 국가들은 서방 진영에 속해 있으면서도 독자적으로 북한과 일정한 외교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북한 입장에서 ‘적진’이라기보다는 그나마 ‘중립코너’에 가까운 나라로 생각할 여지가 있었다.

작년 김정남 암살사건 때문에 관계가 껄끄러워지긴 했지만, 말레이시아 역시 북한에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아세안의 일원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대로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북미대화사에서도 ‘신기원’을 열게 된다.

판문점에서는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때까지 휴전회담이 총 765차례, 군사정전위원회 회의가 1991년 2월까지 총 459차례, 유엔군-북한군 간 장성급 회담이 1998∼2009년 16회 각각 개최돼 북미 양측 인사들이 자주 참석했지만 미측은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가했기에 엄밀히 말해 이들 회담을 북미대화로 규정할 수는 없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