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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 못했던 A형 구제역 발생…백신 물량 부족 ‘비상’

대비 못했던 A형 구제역 발생…백신 물량 부족 ‘비상’

입력 2017-02-09 14:31
업데이트 2017-02-0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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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긴급 수입해도 일주일 걸려”…당분간 바이러스 무방비 상태

경기도 연천지역 젖소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앞서 충북 보은이나 전북 정읍지역에서 발생한 것과는 다른 유형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이 추진하던 신속한 백신 접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국은 애초 지난 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전국 소 330만 마리 중 제외 대상(접종 후 4주가 경과하지 않은 소 등)을 뺀 283만 마리에 대해 백신 일제접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처음에 당국에 표본조사를 통해 파악한 것과 달리, 일선 소 농가의 실제 항체형성률이 0~50% 등으로 터무니없이 낮게 나오면서 긴급히 추진한 조치였다.

그러나 연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O형’인 보은이나 정읍과 달리 ‘A형’으로 확인됨에 따라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 유형에 적합한 ‘O+A형’ 백신 물량 부족 등으로 신속한 백신 접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2000년 이후 여덟 차례 구제역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A형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10년 1월 포천·연천 소 농가에서 6건이 발생한 것이 유일했고 나머지 7차례는 모두 0형이었다.

구제역 바이러스 유형에는 O, A, Asia1, C, SAT1, SAT2, SAT3형 등 총 일곱 가지가 있다.

같은 혈청형이라도 유전자 특성에 따라 여러가지 지역형으로 나뉘며 지역형에 따라 적합한 백신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보은과 정읍에서 검출된 O형 바이러스의 경우 지역형이 ‘중동-남아시아(ME-SA)형 인도 2001(Ind-2001)’ 타입으로 확인됐으며, 기존에 국내에서 보유 중인 백신과의 적합성(매칭률)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연천에서 발생한 A형의 경우 아직 지역형이 확인되지 않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O+A’형 백신이 방어 효과가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더욱이 영국 메리알사에서 수입하는 ‘O+A’형 백신의 경우 현재 보유 물량이 190만 마리분 정도여서, 일제접종 대상인 소 283만 마리에 놓기에는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9일 “A형 구제역 발생에 따라 국내에 물량이 부족한 ‘O+A형’ 백신 접종은 A형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시 보류하고 O형 백신부터 접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연천 지역 내 소 80만 마리에 대해서는 시급성을 고려해 유전자 분석 결과와 상관 없이 보유 중인 ‘O+A형’ 백신을 긴급 접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 ‘O+A형’ 백신의 물량이 부족한 것은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했던 구제역이 대부분 O형이었기 때문에 당국이 이 유형에 적합한 백신 위주로 물량을 확보해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A형 구제역이 이번에 발생한 연천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한다면 그동안 다량 비축해놓은 O형 백신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방역 당국은 애초 전체 접종 대상 소 283만 마리 중 193만 마리에 대해서는 O형 백신을, 나머지 90만 마리는 O+A형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었으나 물량 부족 등으로 90만 마리에 대해서는 접종을 일시 보류하기로 했다.

또 A형 구제역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O+A형 백신을 영국에서 긴급 수입하기로 했으나 이 경우 수입 절차 등에 일주일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항체형성률이 낮은 농장을 중심으로 ‘바이러스 무방비 상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과거 2010년 A형이 발생했을 당시에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을 때라 A형과 관련한 정보가 많지 않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O+A형 백신이 연천에서 검출된 A형 바이러스에 매칭 정도가 높아서 바로 효능을 나타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일단 유전자 분석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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