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로 가장 작거나 가볍거나 어린 선수 많아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보여주마!’여자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이채원이 3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 소치 산악 클러스터 라우라(Laura) 크로스컨트리 스키-바이애슬론 센터 경기장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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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표어로 삼아도 될 법한 말이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제공하는 정보 시스템인 ‘인포 2014’의 선수 프로필을 살펴보면, 한국 선수들은 유독 종목별로 가장 작거나 가볍거나 어린 선수인 경우가 많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날쌘돌이’ 박세영(21·단국대)은 조직위에 등록된 프로필상 몸무게가 58㎏으로, 이 종목에 출전하는 전체 남자 선수 가운데 가장 가볍다.
치열한 작전과 눈치 싸움이 난무하는 쇼트트랙에서 작은 체구는 결코 단점이 아니다.
작은 체구를 이용해 빠르게 틈을 파고들며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경기 스타일은 박세영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순발력과 스피드가 좋은 박세영은 노진규(한국체대)가 빠진 남자 쇼트트랙 계주팀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와 5,000m, 팀추월 등 세 종목에 출전하는 김철민(22·한국체대)도 몸무게 62㎏으로 이 종목의 남자 선수 가운데 가장 가볍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쇼트트랙보다 체구가 조금 더 중요한 장점이 되는 종목이다.
하지만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김철민은 이승훈(26·대한항공), 주형준(23·한국체대)과 팀을 이뤄 달리는 팀 추월에서 탁월한 코너워크 능력과 남다른 호흡을 뽐내며 사상 첫 메달을 노리고 있다.
스키점프 ‘국가대표’ 최서우(31)는 남자 스키점프에서 가장 작은 선수다.
162㎝, 54㎏의 최서우는 키와 몸무게 모두 출전 선수 가운데 최소 기록의 보유자로 이름을 올렸다.
남자 스키점프 선수 가운데 가장 거대한 선수인 앤더스 존슨(미국)이 191㎝, 75㎏의 체격을 자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어른과 아이처럼 보일 지경이다.
하지만 최서우는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동계올림픽에 줄곧 출전, 벌써 5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아 한국 스키점프의 개척자로서 경력만큼은 ‘거인’ 못잖은 족적을 남기고 있다.
이채원(33·경기도체육회)도 비슷한 케이스다.
153㎝, 45㎏의 이채원은 이번 대회 스키 크로스컨트리 출전 선수 중 남녀를 통틀어 가장 왜소하다.
하지만 불모지의 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외로운 ‘설원의 마라톤’을 거듭하는 그는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든든한 대들보다.
여자 루지 대표로 출전하는 성은령(22·용인대)도 여자 선수 중 가장 가벼운 58㎏이다.
봅슬레이 여자 2인승의 김선옥(34·서울연맹)도 62㎏으로 이 종목에서 가장 몸무게가 적게 나간다.
두 선수가 출전하는 썰매 종목에서는 가속도를 붙이려면 몸무게를 불려야 하기 때문에 신체 조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여자 두 종목에서는 올레나 슈쿠모바(루지·우크라이나)와 폴라 워커(봅슬레이·영국)가 여자 선수 중 최중량으로, 똑같이 87㎏이나 나간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을 딛고 썰매 여자부 종목 사상 첫 출전권을 따낸 두 선수의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이 밖에도 봅슬레이 여자 2인승의 신미화(20·삼육대)와 여자 알파인스키의 강영서(17·성일여고)는 각각 자신의 종목에서 가장 어린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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