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회 교정대상 수상자] 수용자들의 형 노릇 자처한 30년

[31회 교정대상 수상자] 수용자들의 형 노릇 자처한 30년

입력 2013-05-16 00:00
업데이트 201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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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송인재 부산구치소 교위

“일선에서 고생하는 동료들을 대신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제31회 교정대상 대상을 수상한 송인재(55) 부산구치소 교위는 수상의 영광을 함께 고생하는 동료들에게 돌렸다. “과분한 상을 받았다. 깨끗하고 보람찬 교도관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애쓰겠다”며 겸손함을 보이기도 했다.

송 교위는 ‘어떻게 하면 음지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좋은 길로 가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교정공무원의 길로 들어섰다.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한 교도관에 대한 꿈은 부인이 지지해주면서 현실로 바뀌었다. 이처럼 든든한 지원 덕분에 결혼 이후인 1984년 교도관에 임용됐다. 송 교위는 “아내는 사윗감으로 교도관을 바랄 정도로 제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도관 생활 30년째인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수용자들의 자살 시도를 막은 것이다. 2003년 이모씨에 이어 하모, 장모씨의 자해 시도를 막아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이씨는 이른바 담배 배달꾼이었는데 자신으로부터 건네받은 담배를 피운 동료 수용자가 처벌받게 되자 죄책감 탓에 목을 매려고 했다”며 “다행히 뒤늦게라도 발견해 살렸다. 아직도 가장 보람 있었던 때를 꼽으라면 그 순간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중점 관리 대상으로 분류된 수용자들을 불러 가정사와 개인적인 고민 등 고충을 상담하면서 수용자들의 형 노릇을 자처했다.

일상적인 교정업무 외에도 남다른 역량을 발휘한 교정행정은 동료들에게 귀감이 됐다. 특히 2011년 ‘인사업무매뉴얼’을 개발해 투명한 인사행정과 직원들의 만족도 향상에 기여했다. 업무별 수행 정도 평가 등을 정리한 뒤 CD로 배포한 매뉴얼은 지금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국유지를 무단 점유해 사용하고 있던 교도소 인근 주민들에게 변상금을 부과해 시효 취득을 미리 막고 국고수입 증대에 한몫을 해냈다.

남모르게 어려움을 겪는 복지시설을 지원하고 봉사활동을 하는가 하면 직원 및 경비교도대원 법회를 주관하는 등 직원화합과 지역사회 발전에도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3-05-1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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