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개성공단 중대 결심 ② 靑정무수석 등 인선 ③ 日망언 응징 메시지
박 대통령은 휴가 초반 부친과의 추억이 서린 경남 거제시 저도를 다녀온 뒤 청와대에서 조용히 하반기 정국 구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지에서 입은 2만~3만원대 ‘냉장고 치마’는 올여름 유행 아이템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업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풀어야 할 ‘숙제’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당장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중대 결단’을 해야 하는 시점이 임박했다. 우리 정부의 마지막 회담 제의에 북한이 이날까지 닷새 동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박 대통령의 휴가 복귀 후 첫 번째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선이 늦어져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공공기관장 인선 조치도 주목된다. 이미 주요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첫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장 인선 기준으로 ‘국정철학 공유’와 ‘전문성’을 제시했고, 그 결과 과거 정권에서 횡행하던 선거 보은 차원의 ‘정치권 낙하산’은 감소했다. 이후 그 빈틈을 공공기관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보유한 ‘관료 낙하산’들이 메우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선에 제동이 걸렸던 만큼 박 대통령이 꺼내 들 인선안에 관심이 쏠린다.
두 달째 공석인 정무수석 임명도 결정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으로 정국이 경색된 데다 다음 달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있어 정무수석의 역할이 시급하다는 주문이 많다.
최근 망언을 잇달아 쏟아내는 일본 아베 신조 정권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 어떤 메시지를 담아낼지도 주목된다.
이미 청와대는 관련 부처들과 경축사 문구 작성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3·1절 기념사보다 표현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이 우리와 동반자가 되어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3-08-03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