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사항 개선안돼 매년 ‘판박이’ 질문 되풀이”
“백날 질문하면 뭐하나. 시정 조치가 나와도 점검하는 사람이나 기구가 없어서 매년 똑같은 문제가 거론된다.”국회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 현장에서 국감을 지켜봐 온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의 홍금애 집행위원장은 지난 2주간 진행돼온 올해 국정감사에 대해 ‘C학점’을 줬다.
홍 위원장은 이번 국감의 문제점 중 하나로 국회의원들이나 피감기관이나 ‘국감 기간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안이한 태도를 꼽았다.
피감기관의 부실을 지적해 놓고서도 사후 조처를 챙기지 않아 매년 같은 질의와 답변이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홍 위원장은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피감기관장이 문제 해결과 개선을 약속하더라도 윗선에 세부 내용이 보고되지 않는 사례도 많다”며 “국감 성과 평가시 전년도 지적에 대한 후속조처를 점검하는 의원에게 가산점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감의 가장 큰 특징은 피감기관 수와 기업인 증인 수가 역대 국감 중 최다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작 불러놓은 증인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거나 때로는 호통치기에 급급한 의원들의 태도 탓에 내실 있는 질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모니터단은 지적했다.
홍 위원장은 “기업인 증인들이 자리를 비움에 따라 결재나 계약이 늦어지는 등 부작용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이들의 몸값을 토대로 국감장에서의 발언 시간당 얼마의 비용이 들었는지도 정확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모니터단은 지난 24일 발표한 ‘국감 중간평가’ 보고서에서 이 외에도 ▲정기국회 전 30일간 상임위를 실시하기로 한 국회법 위반 ▲증인 채택 공방 등에 따른 파행 ▲외교통일위의 전시성 재외공관 국정감사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반면 ▲국정감사 참여도 상승 ▲기초연금 논란 등 복지정책과 관련한 여야의 정리된 입장 표명으로 국민의 알권리 충족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동양그룹 사태 등의 원인 규명 및 감독기관 질책 등은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
모니터단은 일부 초선 의원의 정책대안 제시 능력이 탁월해졌다고 분석했지만 홍 위원장은 더 분발하라고 요구했다.
홍 위원장은 “지난해 대선이 치러져 사실상 제대로 된 국감은 올해가 처음이었지만 초선 의원의 활약이 저조한 편”이라며 “날카로운 질의로 국감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스타 초선’이 올해는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