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EEZ 경계획정 놓고도 ‘갈등’

한·중·일, EEZ 경계획정 놓고도 ‘갈등’

입력 2012-09-25 00:00
업데이트 2012-09-25 11:0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어도 관할권 논란 부상..대륙붕 문제도 3국 입장차

동북아시아의 주요국인 한국과 중국, 일본이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독도와 센카쿠 열도를 두고 한일, 중일간 빚어진 영토 갈등 역시 연안국이 어로와 지하자원 등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갖게 되는 EEZ 경계획정과도 큰 관련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리 정부는 1996년 일본과 EEZ 협상을 시작하면서 독도와 일본의 오키섬 사이에 EEZ를 설정했다. 반면 일본은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EEZ를 그었다.

한일 양국 모두 독도를 자국의 EEZ에 포함시킨 것이다.

한일 EEZ 협상은 양국의 입장차가 워낙 큰 데다가 독도를 놓고 영유권 갈등이 빚어지면서 언제 재개될지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협상을 재개하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협상 계획도 잡힌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역시 1996년부터 EEZ 경계획정 협상을 시작했다.

한중 간에는 이어도(중국명 쑤옌자오)를 놓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이어도는 한국 최남단 섬인 마라도에서 149km,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 앞바다 가장 동쪽의 퉁다오(童島)로부터 247㎞ 떨어져 있는 수중 암초로 한국과 중국의 EEZ가 중첩되는 곳이다.

이어도는 도서가 아니라 수중 암초이기 때문에 영유권 분쟁은 없지만 양국이 EEZ 경계획정 협상에서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어도는 한중 양국간의 중간선에서 명확히 우리나라 수역에 속해있고 지리적으로도 마라도와 훨씬 가깝기 때문에 관할권이 우리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간헐적으로 이어도 해역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해왔지만, 무인기로 감시·감측키로 하는 등 올해 들어 부쩍 관할권 주장의 수위를 높여 왔다.

해양법 전문가들은 관할권 분쟁이 있을 경우 중간선을 중요시하는 국제관례를 고려할 때 한국이 이어도 수역의 관할권을 가지게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국제법적으로 EEZ는 당사국들의 합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중국을 어떻게 설득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EEZ해양경계 획정 협상은 실무선에서는 협의를 준비중에 있다”면서 “양국의 입장 차이가 커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간을 갖고 추진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역시 양국의 EEZ 경계가 획정되지 않은 동중국해에 있는 섬이다.

동중국해 경계 획정과 관련, 일본은 양국의 연안에서 등거리에 있는 중간선을 채택하자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중간선보다 일본 쪽에 위치한 오키나와 해역까지 자국의 대륙붕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1997년 어업협정과 2008년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에 합의할 당시 경계획정 문제를 거론하지 않아 EEZ 경계획정은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한·중·일 3국은 대륙붕을 놓고도 입장차가 드러나고 있다.

동중국해의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와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3국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우리 입장은 ‘바다 위는 몰라도 바다 밑에는 한반도에서 자연적으로 이어진 대륙붕이 오키나와 해구까지 뻗어 있다’는 것이다.

중국도 한국과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중국 연안에서 대륙붕이 오키나와 해구까지 연결돼 있으니 일본의 권리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동중국해 일부 해역’의 대륙붕 경계안을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며 우리 정부 역시 조만간 공식문서를 CLCS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동중국해에서는 대륙붕 한계 문제가 존재하지 않으며, 중간선(한·중·일 해안에서 같은 거리)을 대륙붕 경계로 삼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EEZ이든 대륙붕이든 경계획정 문제는 해당국 양자 사이의 회담으로 결론을 내리게 돼있어 갈등이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핵무장 논쟁,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에서 ‘독자 핵무장’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평화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독자 핵무장 찬성
독자 핵무장 반대
사회적 논의 필요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