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침범 100분 지나서야… 軍, 대비태세 발령했다

무인기 침범 100분 지나서야… 軍, 대비태세 발령했다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23-01-08 18:08
업데이트 2023-01-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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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휘젓고 나서야 대응
수방사엔 전파도 않고 우왕좌왕
무인기·새떼 판별장비 도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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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기 양주시 가납리 일대에서 지상작전사령부, 공군작전사령부, 육군항공사령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 적 소형 무인기 대응 및 격멸 훈련에서 장병들이 20㎜ 발칸포를 가동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9일 경기 양주시 가납리 일대에서 지상작전사령부, 공군작전사령부, 육군항공사령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 적 소형 무인기 대응 및 격멸 훈련에서 장병들이 20㎜ 발칸포를 가동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군이 지난달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무인기 대비태세를 발령하기까지 1시간 30분 이상 걸린 것으로 사후 점검에서 확인됐다. 관련 부대들 간 상황 전파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적절한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가 지난달 26일 경기 김포시 부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하하는 움직임이 군 레이더에 포착된 시간은 오전 10시 19분이었다. 그러나 군은 6분 뒤인 오전 10시 25분쯤 해당 항적을 처음으로 인지했다. 이에 대해 군이 무인기 대응 대비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하기까지는 1시간 30분 이상 소요돼 정오쯤 발령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인기가 대통령 경호를 위한 비행금지구역인 P73 등 서울 상공을 이미 가로지른 뒤에야 대응 대비태세가 발령된 것이다.

또 서울 방어 임무를 맡은 수도방위사령부는 정작 전방의 육군 1군단이나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무인기 침범 사실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방사는 오전 10시 50분쯤 자체적으로 이상 항적을 포착했고 오전 11시 27분쯤 대응 작전을 개시하겠다고 합참에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합참 등이 무인기 대응 작전에 이미 나섰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전군 경계태세를 2급으로 격상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합참과 수방사, 1군단 등에 상황 전파도 제대로 되지 못했던 것이다. 부대 간 엇박자 속에서 무인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날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는 1대도 격추되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작전 상황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며 허점과 보완점을 파악하고 있다.

한편 군은 북한 무인기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탐지·타격 체계 ‘스카이스포터’를 신속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이 개발해 자국에 실전 배치한 스카이스포터 센서는 비행체를 추적해 위치, 비행 방향, 착륙 예상 장소 등을 분석하는 최신 감지 체계다. 기존 레이더가 물체를 점으로만 표시하는 데 반해 스카이스포터는 비행물체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보여 줘 무인기인지 새 떼나 풍선인지 등을 판별할 수 있다.

군은 다음달까지 스카이스포터가 레이더나 열상감시장비(TOD)를 보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 긴급 소요로 결정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또 현재 구매 또는 개발 단계인 무인기 타격 체계 외에 새로운 대드론 타격 체계도 긴급 소요 대상으로 함께 고려하고 있다.

서유미 기자
2023-01-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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