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처럼 돼 간다… 국제학교 외국인도 ‘시진핑 공부’

중국이 북한처럼 돼 간다… 국제학교 외국인도 ‘시진핑 공부’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09-06 17:56
업데이트 2021-09-06 18:1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中 시진핑 3연임 앞두고 개혁 ‘고삐’

‘학비 1억원’ 국제학교 규제 본격화
신규 인가 금지하고 중국 학생도 축소
BTS 등 한류 연예인 팬클럽 계정 정지
방송가 등 ‘검은 머리 외국인’ 퇴출 소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10월 열릴 20차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자신의 3연임을 관철시키고자 전방위 개혁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곳곳에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외국인이 다니는 국제학교에서도 시진핑의 사상을 가르치고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팬클럽 계정이 대거 정지됐다. 중국이 세계화에 편승하는 과정에서 겪고 지나가야 할 ‘성장통’까지 모두 규제하고 간섭하자 ‘중국이 (사상 교육을 하는) 북한처럼 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에서 운영되는 국제학교들이 ‘외국의 영향력을 줄이라’는 중국 교육 당국의 압박으로 어려움에 처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상당수 본토 학생들이 외국 대학 입학을 목표로 국제학교에 진학한다. 중국 전체 초중고 사립학교 1만 5000여곳 가운데 20% 정도다. 연간 학비가 많게는 우리 돈 1억원에 육박해 ‘교육 격차 확대 주범’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중국 당국은 신규 인가를 금지했고 국제학교에 다니는 중국 학생수도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FT는 설명했다.

당국은 국제학교 학생에게 생길 수 있는 ‘사상적 누수’도 막겠다고 나섰다. 상하이 소재 쌍어학교(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쓰는 국제학교)에서는 어문(중국어)과 정치, 역사, 지리를 가르칠 때 일반 공립학교와 같은 교재를 쓰게 했다. 중국을 부정적으로 기술한 외국 교과서 채택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일주일에 1시간씩 시진핑 사상을 배워야 한다. 피아 마스케 ISC리서치 동아시아 담당 연구원은 “중국 가정에서 국제화된 교육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합리적인 방식으로 충족시키지 않고) 더 많은 통제로 이를 억누르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반중 성향’으로 분류되는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지민의 팬클럽도 철퇴를 맞았다. 관찰자망에 따르면 5일 중국의 지민 팬클럽은 “그의 얼굴과 생일 축하 문구가 장식된 제주항공 비행기 1대가 한국에서 운항을 시작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곧바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가 팬클럽 계정을 60일간 정지 처리하고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다. 다음날 웨이보는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의 중국 팬클럽 등 21개의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도 30일간 정지 조치한 뒤 “비이성적인 스타 추종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금융권이나 방송가에서 활동하는 ‘검은 머리 외국인’들이 퇴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홍콩 배우 제팅펑은 5일 중국중앙(CC)TV 인터뷰에서 “최근 캐나다 국적 이탈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만 자유시보는 제팅펑을 포함해 영화 ‘황비홍’의 리롄제(싱가포르), ‘뮬란’의 류이페이(미국) 등 9명이 중국 지도부가 겨냥한 퇴출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 6월에 폐간된 반중매체 빈과일보(홍콩)의 발행사 넥스트디지털이 청산 절차에 돌입하고자 이사회 전원이 사임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넥스트디지털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투옥 중인 홍콩재벌 지미 라이가 창업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1-09-07 20면
많이 본 뉴스
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이려면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이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음 중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대책은 무엇일까요?
고령자 실기 적성검사 도입 
면허증 자진 반납제도 강화
고령자 안전교육 강화
운행시간 등 조건부 면허 도입
고령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