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뛰어넘어’ ‘장애우’ ‘병신 같은 게…’ 무심코 썼던 표현, 장애인을 차별합니다

‘장애를 뛰어넘어’ ‘장애우’ ‘병신 같은 게…’ 무심코 썼던 표현, 장애인을 차별합니다

이하영 기자
입력 2019-11-12 22:26
업데이트 2019-11-13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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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SNS 격려글서 부적절한 언급 “장애는 반영구적 차이… 극복 대상 아냐”

자유한국당이 지체장애인의날을 맞아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에 장애를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장애인을 지지하려는 의도로 올린 글로 보이지만 장애인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차별적 표현 탓에 오히려 비판 대상이 됐다.

12일 장애인단체 등에 따르면 한국당이 전날 올린 ‘지체장애인의날’ 기념 게시글은 ‘지체장애인들이 장애를 뛰어넘어 힘차게 자립할 수 있도록 자유한국당이 든든한 친구가 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 하지만 ‘장애를 뛰어넘는다’는 표현은 장애인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쓰지 않는다. 장애는 극복 대상이 아닌, 모습 그대로 인정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영웅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원장은 “장애는 보편적 신체·정신과 비교해 반영구적 차이를 갖는 특성일 뿐 결코 뛰어넘어야 할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극복의 결실을 낸 장애인은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지 장애를 극복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게시글 이미지 속 한 남성이 든 손팻말에 적힌 ‘장애우’라는 단어도 더는 쓰지 않는다. 과거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친구처럼 생각한다”며 만든 표현으로 사회적 논란이 일어 퇴출당했다. 한지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연구원은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순화시키려고 한때 언론과 정치권에서 쓰던 단어였다”면서 “비장애인 입장에서 장애인을 지칭하는 용어일 뿐 장애인을 지칭하는 보편적 용어로 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이 부족한 인권감수성을 드러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상규 한국당 의원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지체장애인을 낮잡아 부르는 단어인 “병신 같은 게”라고 말했다가 논란이 일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지난해 “정치권에 정신장애인이 많다”, “신체장애인보다 못한 사람이 많다”고 말해 크게 비판받았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9-11-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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