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헝가리 유람선 인양, 무엇이 어렵게 만드나

[Q&A]헝가리 유람선 인양, 무엇이 어렵게 만드나

이하영, 유대근 기자
입력 2019-06-07 15:25
업데이트 2019-06-0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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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만년설 녹은 물 탓 수위 안 떨어져
대형 크레인 이동 막아…D데이 장담 어려워
배 만들 때 쓰는 ‘플로팅독’ 방식 플랜B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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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 선장 “물만 빠지면 1시간 내 도착”
크레인 선장 “물만 빠지면 1시간 내 도착”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인양에 투입되는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의 선장 게네이 줄라가 5일(현지시간) 침몰 현장에서 5㎞ 떨어진 우이페슈트 선착장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클라크 아담은 다뉴브강의 수위가 높아 다리를 통과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대기했다.
부다페스트 연합뉴스
한국인 승객 등 35명을 태우고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을 운항하던 ‘허블레아니’ 호가 침몰한 지 7일(현지시간)로 9일째가 됐다. 한국과 헝가리 당국이 수중·수상 수색을 이어가면서 모두 7구의 실종자 시신(헝가리 승무원 1명 포함)을 찾았지만 침몰 유람선 인양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실종자 가족과 양국 국민의 애를 태우고 있다. 무엇이 허블레아니호의 인양을 어렵게 만드는지 한국·헝가리 당국의 발표와 인덱스 등 현지 매체 보도 등을 토대로 Q&A식으로 분석했다.

①인양 작업은 왜 더뎌질까

애초 헝가리 당국은 이르면 이달 5일 인양 작업을 시작해 9일까지 끝낸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침몰 유람선을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상 크레인 ‘클라크 아담’의 현장 도착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전체적인 일정도 늦춰졌다.

문제는 다뉴브강의 떨어질 줄 모르는 수위다. 헝가리 언론은 최근 이틀 가량 기온이 높아서 알프스산맥의 만년설이 녹은 물이 다뉴브강에 유입돼 유량이 예상보다 빨리 빠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라크 아담은 동유럽 최대 규모의 수상 크레인으로 알려졌다. 이 장비가 강을 따라 침몰 현장까지 오려면 아르파드 다리와 머르기트 다리 등 높이가 낮은 다리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강물의 수위가 4~4.2m까지 낮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다뉴브강의 수위는 4.6m 수준으로 크레인이 지금 아르파드 다리 밑을 지나려고 하다가는 부딪힐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클락크 아담은 현재 사고 현장에서 5.5㎞ 떨어진 지점에 대기하며 수위가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다.

②언제 인양이 가능한가

일단 헝가리 정부는 오는 9일을 인양의 ‘D데이’로 잡았었다. 하지만 다뉴브강의 수위가 얼마나 빠르게 떨어질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워 현시점에서 누구도 인양일은 장담할 수 없다.

헝가리 수위 예보 시스템에 따르면 다뉴브강 부다페스트 구간의 수위는 7일(현지시간) 오전 6시 현재 4.63미터다. 이후 점점 낮아져 8일 오전 7시에는 4.61m, 9일 오전 7시 4.5m, 10일 오후 7시 4.16m, 11일 이후 1시 3.97m로 떨어진다. 예보가 정확하다면 10일 오후나 11일 오전쯤 클라크 아담이 사고 현장에 도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크레인의 선장인 게네이 줄라(62)는 지난 5일 취재진과 만나 “수위만 내려가면 사고 지점까지 약 1시간이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유람선 침몰 지점에서 인양을 위한 사전 작업을 하는 모습. 부다페스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6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유람선 침몰 지점에서 인양을 위한 사전 작업을 하는 모습.
부다페스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일단 크레인이 현장 도착만 하면 인양 작업을 하는데는 큰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의 송순근 대령(주헝가리 대사관 소속 무관)은 “결속장치(와이어) 설치에 3시간, 선체 인양에 1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침몰지점 인근에는 선체와 크레인을 연결하는 와이어를 설치하는 작업이 수중과 수상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③크레인 없이는 인양 불가능한가

그렇지는 않다. 헝가리 당국은 자국 언론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플랜B(2번째 인양안)가 있다”고 밝혔다. 수위가 떨어지지 않아 허블레아니 호를 대형 크레인으로 인양하기 어렵다면 ‘플로팅 독’의 원리를 이용한 인양 방식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 방식은 침몰한 허블레아니호 양쪽에 선박을 배치하고 와이어를 연결한 다음 선박에 물을 채워 일부 가라앉힌 뒤 선박의 물을 배수해 선박과 허블레아니호가 함께 올라오도록 하는 인양법이다. 선박 건조 작업 때 활용하는 대형 구조물인 ‘플로팅독’처럼 일부 잠수와 부상이 가능한 선박으로 허블레아니호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허블레아니호를 완전히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3~7일의 반복 작업이 필요하다고 신속대응팀은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말그대로 ‘플랜B’여서 크레인을 이용한 인양이 어렵다고 판단할 때 활용하게 된다.

④인양 때 우려되는 점은?

가장 걱정인 점은 허블레아니호가 크레인에 걸려 끌려 올라오다가 두 동강 나는 등 파손될 가능성이다. 허블레아니호는 1949년 옛 소련에서 건조됐다. 낡은 배라 인양 과정을 선체가 견뎌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양을 앞둔 침몰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창문 등에 설치할 것과 같은 유실방지망의 모습.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제공
인양을 앞둔 침몰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창문 등에 설치할 것과 같은 유실방지망의 모습.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제공
만약 선체가 파손된다면 그 안에 있을지 모르는 실종자 시신 등이 유실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대비해 한국과 헝가리 당국은 인양 준비작업 때 침몰 선체의 문이나 창문에 유실 방지망을 설치하고 있다. 또 인양할 경우 와이어 5개씩을 선체 3곳에 걸기로 했다. 송 대령은 “배의 균형이 잘 잡히지 않은 채 들어올리면 시신들이 유실될 가능성이 있어 3군데에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다페스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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