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뭘 했지?’ 치매, 기억 지워져도 느낌은 남는다

‘내가 뭘 했지?’ 치매, 기억 지워져도 느낌은 남는다

입력 2010-04-14 00:00
업데이트 2010-04-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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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는 기억은 금방 지워져도 기억과 관련된 느낌은 상당 시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 연구팀은 기억상실증(amnesia) 환자는 체험한 내용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체험이 진행되는 동안 느낀 감정만큼은 그대로 지속된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고 말한 것으로 영국의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기억상실증이란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저장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뇌의 기억중추 해마가 손상돼 나타나는 희귀한 질환으로 노인성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초기증상과도 같다.

 연구팀은 심한 기억상실증 환자 5명에게 각각 어느 날은 즐거운 영화를 또 다른 날에는 슬픈 영화를 20분씩 보여주고 10분 후 영화의 내용을 묻는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모두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기억력 테스트에 이어 기분을 물어 본 결과 영화를 보았을 때의 즐거운 느낌이나 슬픈 느낌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특히 슬픈 영화를 보았을 때 느꼈던 서러운 느낌이 즐거운 영화를 보았을 때의 유쾌한 느낌보다 더 오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사람이라면 영화를 보았을 때의 느낌은 시간이 가면서 사라지게 마련이지만 이 기억상실증 환자 중 2명은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고 연구팀의 일원인 저스틴 페인스테인(Justin Feinstein) 연구원은 밝혔다.

 이는 아픈 기억을 지우면 심리적인 아픔도 지워진다는 일반적인 학설을 뒤집는 것이다.

 페인스테인 연구원은 이 결과가 치매환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치매환자는 가족이나 돌보는 사람이 보여준 보살핌과 사랑을 그 순간 잊어버리지만 그 때 느꼈던 따스한 감정만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요양원에 사는 치매환자는 가족이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어주면 그 사실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기분좋은 느낌은 그대로 지속되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페인스테인 연구원은 말했다.

 반대로 치매환자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면 환자는 서러움,쓸쓸함,절망감을 느낄테고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 조차 모를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4월12일자)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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