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집 ‘산운’ 그린 김준권 화백
보름 전 요청 받고 비밀유지 서약전통 목판화로 우리 산수 담아
“그림 기운처럼 남북 잘됐으면”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에 서명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배경 그림이 김준권 화백의 ‘산운’이다.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https://img.seoul.co.kr/img/upload/2018/04/29/SSI_20180429221946_O2.jpg)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에 서명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배경 그림이 김준권 화백의 ‘산운’이다.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https://img.seoul.co.kr//img/upload/2018/04/29/SSI_20180429221946.jpg)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에 서명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배경 그림이 김준권 화백의 ‘산운’이다.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준권 화백](https://img.seoul.co.kr/img/upload/2018/04/29/SSI_20180429170217_O2.jpg)
![김준권 화백](https://img.seoul.co.kr//img/upload/2018/04/29/SSI_20180429170217.jpg)
김준권 화백
그는 “남북을 맘대로 오가야 하는데 우리 해방 후 세대는 그러지 못했다. 우리나라 산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다”고 전했다. 그는 보름 전쯤 평화의집에 이 작품을 걸고 싶다는 정부의 요청을 받았다. 남북 정상회담 전까지 언론 등에 알리지 않겠다는 ‘비밀유지 서약’도 했다. 이 때문에 입 밖에 꺼내지 못했지만 그는 정상회담이 다가올수록 맘이 설레 밤잠을 설쳤다.
이 작품은 김 작가가 2009년 5개월간 공들여 완성했다. 모두 여섯 작품을 찍어 그해 중국 베이징에서 발표했다. 3년 전부터 국내에서 두 차례 전시회에 출품했고, 이번 정상회담에도 내걸렸다. 김 작가는 “팔만대장경 등 고려 때부터 내려온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전통의 목판을 기초로 한 목판화를 내건 것도 각별하다. 먹물로 찍어 내는 목판화 작가는 국내 화단에 거의 없다”고 했다.
홍익대 미대를 나와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전교조 해직교사가 된 김 작가는 1991년 충북 진천에 작업실을 차렸다. 같은 시기에 해인사에서 목판화를 접하고 이 기법으로 우리 산수를 그려 왔다. 북한의 산과 들을 화폭에 담고 싶어 지금까지 5차례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 중국 접경지역을 답사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의 작품을 좋아해 봉하마을 사저에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작가는 “예상을 못 했는데 정상회담을 보니 곧 통일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특별한 날만이 아니라 일상처럼 북녘땅을 오가며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화폭에 담고 싶다”며 “특히 관광차 갔던 금강산을 제대로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
진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18-04-30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