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 버버리에 소속된 모델 리즈 케네디가 이 회사가 런던 패션 위크에 선보인 후드 티를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케네디는 인스타그램에 지난 17일 러너웨이에서 템페스트(태풍) 콜렉션의 일환으로 소개된 후드 티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려 “어느 쪽(흑인 노예)을 린치했던 소름끼치는 역사를 잊지 말자”고 촉구했다. 사진에서 보듯 문제의 후드 티는 마치 목을 조르기 쉽게 만든 올가미 같은 매듭으로 만들어져 있다.
마르코 고베티 버버리 총수는 “개념 모자란 일이며 우리가 실수한 것”이라고 잘못을 인정한 뒤 “많은 이들의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리카르도 티스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공간 한쪽 벽에 꾸며놓은 “반항하는 젊은이들”쇼에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헌정한다고 표시돼 있었다. 케네디는 이번 쇼에 참여하긴 했지만 후드 티를 입은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이 디자인이 “휘황하지도 첨단을 달리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케네디는 인스타그램 글을 통해 “어린 소녀들과 젊은이들에게 바친다는 패션으로 어떻게 오케이 사인을 받을 수 있고, 모두가 그냥 넘어갈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그렇지 않아도 흔들리기 쉬운 젊은이들이다. 세계적으로 치솟는 자살률은 말할 것도 없다”고 개탄했다. 그녀는 의상실에서 얘깃거리로 삼고 나아가 (버버리에 항의) 편지를 쓰라고 촉구했다.
용감하게 소속 회사인 버버리를 겨냥해 문제를 지적한 모델 리즈 케네디.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