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1971년 北유학… 이씨와 첫눈에 반해
北정부 만남 방해 이기고 2002년 결혼식![북한 유학생 출신 베트남 남성 팜녹칸(왼쪽)과 북한 여성 이영희씨 부부가 13일 베트남 하노이 자택에서 48년 전인 1971년 촬영한 자신들의 흑백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하노이 로이터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02/13/SSI_20190213184921_O2.jpg)
하노이 로이터 연합뉴스
![북한 유학생 출신 베트남 남성 팜녹칸(왼쪽)과 북한 여성 이영희씨 부부가 13일 베트남 하노이 자택에서 48년 전인 1971년 촬영한 자신들의 흑백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하노이 로이터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02/13/SSI_20190213184921.jpg)
북한 유학생 출신 베트남 남성 팜녹칸(왼쪽)과 북한 여성 이영희씨 부부가 13일 베트남 하노이 자택에서 48년 전인 1971년 촬영한 자신들의 흑백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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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13일 팜녹칸(69)과 이영희(70)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둘은 48년 전 처음 만났다. 1971년 23세였던 칸은 화학 기술을 배우고자 베트남이 북한에 파견한 유학생 200여명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한 비료공장에서 이씨를 처음 만났다.
칸은 “나는 그녀와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씨와의 첫 만남을 반추했다. 이씨도 칸에게 매료됐다. 이씨는 “칸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처음 봤을 때 칸이 바로 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북한과 베트남은 국제결혼을 금지했다. 둘은 북한인들의 눈을 피해 비밀교제를 했다. 그러나 1973년 칸의 임무가 끝나면서 연인은 주소만 주고받은 채 헤어졌다.
칸과 이씨는 편지로 사랑을 키워 갔다. 칸은 1978년 베트남 화학공학연구소 북한 방문단에 들어가 잠시나마 이씨와 함께 지냈다. 칸은 북한 정부에 편지를 보내 이씨와 결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에 답하지 않았다. 칸은 1992년 베트남대표단 방북에 통역으로 함께했으나 이씨를 만나지 못했다.
칸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2001년 베트남 정치권 대표들이 평양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통령과 외무부 장관에게 편지로 자신의 사정을 알렸다. 마침내 북한은 베트남의 요청을 받아들여 둘의 결혼을 허락했다. 두 사람은 만난 지 31년 만인 2002년 12월 양국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칸과 이씨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만남으로 북한의 적대 행위가 끝나기를 바랐다. 칸은 “결국 사랑은 사회주의를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9-02-14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