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레이디’, 샤넬·에르메스 등 맡기면 30분내 대출
부유층이 많은 홍콩에서 명품 핸드백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통상 대부업자들은 고객에게 돈을 빌려줄 때 주택이나 차 등을 담보로 요구한다. 하지만, 홍콩의 대부업체 ‘예스 레이디’(Yes Lady)는 다르다.
구찌, 샤넬,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 유명 상표의 핸드백을 맡기면 돈을 빌려준다.
![샤넬홈페이지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8/14/SSI_2013081410423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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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레이디는 고객이 매장을 찾아오면 즉석에서 핸드백의 상태와 진위 등을 살펴보고 나서 문제가 없으면 30분 안에 대출을 해준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스 레이디는 통상 핸드백 평가액의 80%까지 돈을 빌려주며, 고객들은 월 4%의 금리에 4개월 안에 상환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다.
대출액은 대체로 190 달러(21만 원)부터 시작되며, 상한선은 없다. 최근 이 회사는 에르메스 버킨핸드백을 담보로 잡고 2만600달러(약 2천300만 원)을 대출해 줬다고 WSJ는 전했다.
홍콩에는 약 200개의 허가받은 전당포가 있고, 대부업체도 900개가 넘는다. 또 ‘국제 금융허브’인 홍콩에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은행도 많다.
하지만, 예스 레이디는 은행과 전당포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설립된지 4년밖에 안 된 예스 레이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대출절차가 간단하고 신속하기 때문이다.
예스 레이디는 돈을 빌려줄 때 고객의 수입을 묻지 않고 신용도도 조사하지 않는다. 홍콩 거주증과 주소만 제시하면 된다.
때문에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일시적으로 자금이 묶여 있는 부유층들이 단기로 돈을 쓰려고 할 때 예스 레이디를 많이 이용한다.
이 회사의 핸드백 담보 대출을 받은 주부 매기 웡(30)씨는 “나는 은행에서 복잡한 대출 절차를 밟기 싫었다”고 말했다.
웡 씨는 지난해 구찌, 루이뷔통 등 핸드백 3개를 맡기고 1천290달러를 빌렸다가 대출금을 갚고 핸드백을 찾아왔다.
회사원 앤젤 얌씨는 갚지 못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은행보다는 최악의 경우 가방만 포기하면 되는 핸드백 담보대출이 덜 위험하다고 말했다.
예스 레이디가 홍콩에서 성공한 또 다른 이유는 홍콩의 명품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현지 주민은 물론 중국 본토와 외국인 여행객들도 홍콩에서 면세로 고가의 명품 핸드백을 살 수 있다.
중고 명품 유통ㆍ판매업체인 밀란 스테이션에 따르면 2011년 말 현재 174개의 명품 핸드백 매장이 있다.
밀란 스테이션은 또 홍콩의 명품 핸드백 매출액은 2014년에 41억 달러(약 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