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재고 급증…소비지출·기업투자는 부진
미국의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1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미국 상무부는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2.8%(연환산 기준) 증가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2.0%)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2분기 성장률 2.5%보다도 호전한 것이다. 특히 전분기 대비 증가율로는 지난해 3분기 이후 가장 높다.
상무부는 당초 3분기 GDP 통계를 지난달 30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여파로 일주일 가량 연기했다.
분야별로는 기업재고가 무려 860억달러(연환산)나 증가해 3분기 경제성장률을 0.8%포인트나 끌어올렸고, 무역적자가 비교적 큰 폭으로 줄어든 것도 0.3%포인트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경제활동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1.5% 늘어나는데 그쳐 2011년 2분기 이후 최소 증가폭을 기록했고, 기업 설비투자는 3.7%나 줄어들면서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주거용 건설은 14.6%나 늘어 최근 부동산경기 호조를 반영했으며, 정부지출은 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16일간 이어졌던 셧다운과 최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시장 회복 둔화 등으로 인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조너선 바실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세는 꾸준하지만 놀라울 정도는 아니다”면서 “특히 연방정부 셧다운이 4분기 성장률이 일시적인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랜트모란파이낸셜어드바이저스의 짐 베어드는 “3분기 성장률에 숨은 우려가 있다”면서 “소비 증가세의 정체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미 한계에 직면한 기업 지출도 약한 상태”락 지적했다.
그는 “부진한 투자와 완만한 일자리 증가 속도는 경제 전망에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는 “3분기 성장률이 호조를 보여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축소를 12월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제이슨 퍼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지표는 셧다운 이전까지 회복세가 계속됐음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제는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악영향을 자초하지 말고 기업에 확실성을 부여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성장에 투자할 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