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맹국, 이집트 중재안 마련 불구 비극 못 막아”

“美-동맹국, 이집트 중재안 마련 불구 비극 못 막아”

입력 2013-08-18 00:00
수정 2013-08-18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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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비폭력 약속하고 무르시파는 시위캠프 포기…정부·군 거부로 무위

미국과 유럽 및 걸프연안 동맹국들이 이집트의 유혈진압작전 2주일 전 이집트 평화안을 마련해 중재에 나섰지만 군부의 지지를 받는 이집트 정부의 거부로 무위로 돌아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베르나르디오 레온 유럽연합(EU) 이집트 특사의 말을 인용, 평화중재안이 군부가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 등 비폭력을 약속하는 대신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세력에는 수도 카이로의 시위대 집결지를 포기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평화중재안은 또 폭력을 썼다고 서로 주장하는 사태에 관한 조사를 포함하고, 과도 정부와 무르시의 무슬림형제단 간 대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하지만 당시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부통령은 이 안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군부 실세인 압델 파타 알시시 국방장관을 설득하지는 못했다고 레온 특사는 밝혔다.

결국 군부의 지지를 받는 이집트 정부가 이 중재안을 거부하면서 시위대 해산 작전을 명령, 수백명이 사망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엘바라데이는 유혈 진압 작전 후 이에 항의해 부통령직을 사퇴했다.

신문은 평화중재안이 레언 특사와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부장관,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외무장관을 비롯한 각국 외교관이 수주일에 걸쳐 카이로를 방문해 이집트 군부와 무르시 세력을 설득한 다음에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레온 특사는 워싱턴포스트에 “평화중재안이 우리 넷이 합의한 상당히 간단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걸프연안국인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는 사우디아라비아 및 쿠웨이트와 함께 미국보다 더 많은 자금을 이집트에 지원하고 있다. 특히 카타르는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주요 지지자로 떠오른 것으로 신문은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관리는 “이들 걸프국이 이집트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서로 교류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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