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전국 확산하자 실탄 진압설까지… 혼돈의 이집트

시위 전국 확산하자 실탄 진압설까지… 혼돈의 이집트

입력 2011-11-22 00:00
업데이트 2011-11-2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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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명 사망·1750명 부상

지난 주말 보안군과 ‘피의 충돌’을 빚었던 이집트 시위대가 시위 나흘째인 21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의 민주화 성지 타흐리르 광장을 ‘재탈환’했다.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으나 시위대는 군부의 즉각 퇴진, 민간으로의 권력 이양이 이뤄지지 않으면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혀 정국 혼란은 ‘제2의 혁명’으로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무장경찰과 보안군의 무차별 고무탄·최루탄 발사로 33명이 숨지고 1750명이 부상하는 등 사상자가 2000여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군부 지배 종식을 촉구하는 시위의 물결은 타흐리르 광장을 포함, 이집트 제2도시 알렉산드리아, 운하도시 수에즈, 중부 도시 키나, 아시유트 등 이집트 전역으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부상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일부 시위 참석자들은 보안군이 실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타흐리르 광장에 세워진 임시병원 의사 타렉 살라마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실탄에 맞은 환자 두 명을 봤다.”면서 “많은 부상자들이 고무탄이나 새 사냥용 산탄에 총상을 입었다.”고 진술했다.

군부의 폭력진압에 반발해 에마드 아부 가지 이집트 문화장관은 전격 사임을 결정했다고 이집트 관영통신 메나가 이날 보도했다. 여기에 이집트 일부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잇따라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진 이후 처음 치러지는 총선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는 28일 처음 실시되는 총선은 다음 달 결선을 거쳐 내년 1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무슬림형제단의 득세로 이슬람주의 정당 소속 의원들이 전체 의석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지난 5월 자유와정의당을 창당했다.

올봄 민주화 시위의 주역인 ‘4월6일 청년운동’은 국영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4월까지 대선을 실시할 것을 포함,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타흐리르 광장은 물론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새 거국정부 구성, 이번 폭력사태의 주도자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 및 재판 등도 요구하고 있다. 2013년 초까지 대선을 미루겠다는 군부의 결정은 시위대를 더욱 분노케 했다. 군부의 권력 장악을 우려하는 시위대는 민간으로의 신속한 권력 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한 시위 참석자는 “군부는 6개월 내에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했으나 벌써 10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시위대의 타깃은 군사최고위원회 위원장인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사령관이다. 무바라크 정권에서 20년간 국방장관을 지낸 그는 ‘무바라크 정권의 연장선’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간 국민들의 퇴진 요구가 거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1-11-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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