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국채 두달째 대량 내다팔기

中, 美국채 두달째 대량 내다팔기

입력 2010-02-18 00:00
업데이트 2010-02-1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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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이 두 달 연속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대폭 줄였다. 때마침 타이완(臺灣)에 대한 무기 판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 계획, 위안화 절상 압력 등으로 미국은 중국의 심기를 한껏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마침내 미국 국채 매각이라는 ‘필살기’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 축소 상황은 16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발표를 통해 드러났다. 미 재무부의 월간 국제투자유동성(TIC)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7554억달러(약 870조원)로 11월 말에 비해 342억달러 줄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11월에도 미국 국채를 93억달러 줄인 바 있어 연속 2개월 감소한 데다 이번 축소 규모가 지난 1년간의 월간 최대폭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대량 축소로 중국의 미 국채보유 순위는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2위로 내려갔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12월 한달간 115억달러를 늘려 7688억달러로 2008년 9월 이후 중국에 내준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축소는 미국과의 갈등이 현실화하기 직전의 상황이어서 ‘보복’이라고 예단할 수 없지만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 1월의 보유 규모가 판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군부의 일부 강경파 인사들과 상당수 네티즌들은 미국의 타이완에 대한 군사무기 판매 결정 직후 정부를 상대로 “미국 국채를 내다 팔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 등은 최근 “만약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한다면 중국은 가장 먼저 미 국채 덤핑 판매를 무기로 내세울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국의 민간경제예측기관인 IHS글로벌인사이트의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베듄은 “중국이 보유자산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하지만 현재로서는 미 달러화 만한 안전한 투자대상이 없기 때문에 중국이 대량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중국이 미 국채 보유 규모를 계속 줄일 경우 미국의 이자지급 부담을 키워 재정적자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미국과 최고조의 갈등관계에 놓여 있는 중국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stinger@seoul.co.kr
2010-02-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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